느닷없이 눈물버튼이 켜져서 한참을 울먹였다.
시야라는것이 갑자기 명징하고 또렷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무엇인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이는 처음엔 미소 짓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동안 곁에 있었지만 모호하게 제대로 보지 못했던 존재에 대한 따뜻함과 먹먹함에 나도모르게 서럽게 안겨버린다.
나는 눈이 그렇게 많이 나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독서실 다니면서 눈이 나빠졌다.
멀리 간판이 희미해지고, 칠판 글씨가 안보였다. 친구들이 하는 인사도 잘 못알아봤고 안경이라는게 패션의 용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안경쓰는것을 너무 싫어한 아빠는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라식수술 받도록 하셨다.
난 그날 내가 라식수술 받는줄도 몰랐는데, 이러고저러고 겁먹고 자시고도 없이 그냥 안과가서 검사하고 바로 수술했는데
정말 하자마자 바로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온 세상이 선명해졌었다.
지나가는 간판의 전화번호를 10개쯤 읽었을때 아빠는 이제 잘보이는거 잘 알았다고 하셨다.
라식 수술한지 20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시력이 양쪽다 좋은것을 보면 참 감사하게도 좋은 선생님을 잘 만난것 같다.
눈이 안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불편함을 자극하는 것인지 모르고 있다가
올해 안구건조증이 너무 심해져서 안과에 갔을때 시력과는 또 다르게 눈의 기능이라는 것이 참 예측불가한 것이구나.. 아득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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