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와서 내일도 머무는 사람

byAltusSolum
Gerhard Richter, Liebespaar im Wald(1995)



"Der Fremde wird hier nicht im bisher vielfach berührten Sinne verstanden, als der Wanderer, der heute kommt und morgen geht, sondern als der, der heute kommt und morgen bleibt."

이방인은 여기서 지금까지 흔히 언급된 의미, 즉 오늘 와서 내일 떠나는 방랑자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와서 내일도 머무는 사람으로 이해된다.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 1858-1918)은 내가 좋아하는 슬롯학자다. 그의 글은 마치 시같아서, 뭔가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묘미가 있다. 그런데 특히 이 문장이 되게 오래 나를 붙잡았다. 나는 오늘 짐멜이 정의한 이방인의 핵심(가까움과 멂의 동시성)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경계인'으로 살아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상대적으로 그 생경함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참 신기해서, 피부와 눈동자 색깔이 모두 같으면서도 배척할 수도 있고, 그 어느하나 같은것이 없음에도 수용할 수 있다. 이것이 문명의 힘이고 정치의 노하우다.


그런데 예전에도 언뜻 말한적이 있지만 우리는 아예 모르는 타인에게 때로는 더 쉽게 나의 비밀이나 내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지 못했던 있는 그대로의 진실들을 말하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냐하면 내 바운더리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은 내 나름의 기준을 적용할 필요 없어 오히려 동화되지 않는 심리적·문화적 거리를 유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방인은 완전히 섞이지도(동화), 완전히 배제되지도(분리) 않은 채 집단의 내부에 '투입된 외부성'으로 존재하게 된다. 짐멜은 이 '거리감'이 이방인에게 엄청난 지성적 특권을 부여한다고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객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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