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기대를 덜어낸 자리에 피어나는 맑고 투명한 생의 잔떨림.
이번 주는 비와 눈바람, 강추위 속에 택배를 하느라 녹초가 되었다.
오늘은 바람이 유난히 거칠다. 거센 강풍에 탑칸에 올라가 짐을 정리하는데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 거친 흔들림은 내일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정없이 요동치는 순간이다.
새하얗게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헤치며 꿈결을 걷는 느낌으로 대차를 끄는 동안 연약해진 나의 내면이 송두리 채 흔들린다.
돈이 없는 절망에서 벗어나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 집을 사고 가족이 편안하게 사는 미래를 상상하며 죽음 같은 고통이라도 감내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탑차 안에서 그런 굳은 결심이 무섭게 흔들린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가야 할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현실은 늘 돈이 마르고 사람들의 관심도 타들어간다. 이 끝없는 갈증이 엄습하는 내 가슴속은 영락없이 뙤약볕이 작열하는 사막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른 새벽녘, 창가에 앉아 숲 속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결을 느꼈다. 고요하게 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가늘게 흔들린다.
은은한 햇살을 품은 채 떨리는 그 잎새들을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봤다. 어느새 내 가슴에도 차분하고 평온한 감정이 스며든다.
이 흔들림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맑고 투명한 떨림이다. 일상의 흔들림을 두려워하거나 거스르지 않고 가만히 온몸을 내맡겨 본다.
숱한 흔들림을 통과한 뒤에야 찾아오는 이 평온함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눈부신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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