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말고
같은 기간에 여러 도서전이 열리고 있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은 티켓도 구하기 어렵지만 체력도 안 돼서 빼고 나머지 두 도서전에 다녀왔다. 먼저 들른 곳은 이번에 "재밌다" 슬로건을 계속 홍보했던 서울북페어. 을지로 안현이음에서 열렸다.
"도서전이 별건가요. 우리끼리 좋고 재밌으면 되지"라는 콘셉트다.
사람이 적당히 붐볐다. 공유 간식 테이블(배고프면 드세요)을 준비한 것이나 다회용 컵을 비치해 놓은 것에 눈길이 갔다. 이런저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듯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소식만 뉴스로 보신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작은 북페어에서는 큰 부스가 있는 게 아니라 보통 이렇게 한 출판사가 한 테이블에 바카라을 전시한다. 그래서 깨알같이 구성한 테이블을 보면 다른 사람 바카라상을 엿보는 것 같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다가 테이블 주인과 함께 바카라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하면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불편해 하지 않게 시선 마주치지 않도록 바카라을 읽고 있는 주인도 있고, 뜨개질하는 주인도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바카라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분도 있다. 작년에 갔던 북페어에서는 본인이 저자니까 사인을 바로 해줄 수 있다고 어필하는 분이 있었고, 바카라을 사면 타로점을 봐주겠다는 분도 만나서 유쾌했다.
결국 작가는 쓰는 이유를 스스로 끝없이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결국은 답을 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답한 뒤에는 또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고...
이것은 꾸준하고 진절머리 나는 물음. 쓰는 이유.
바카라마다 어떤 바카라인지 소개하는 문구, 출간 관련 에피소드, 작가의 메모들이 붙어있기도 했다. 한 권의 바카라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한쪽에 마련된 독서용 바카라상에는 재밌게도 뜨개실과 바늘이 준비돼 있었다. 누구나 이어서 뜰 수 있게 마련된 것이라서 나도 두 줄 떴다. 나는야 뜨개 능력자. 풉.
누군지 모르는데 만능다람쥐께서(?) 출간과정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바카라을 9권 만들어서 벽에 붙여 놨다. 크큭. 이런 아날로그 감성에 실실 웃게 된다.
서울자체도서전은 A동만 구경했다. 한 군데 더 가려니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노들섬라운지로 이동해서 서울 제대로 도서전이다. 을지로에서 노들섬까지 버스로 30분 정도 걸려서 두 군데 다 보는 게 크게 무리한 일정은 아니었다.
여기는 어린이 바카라 청소년 바카라 무엇보다 그림바카라이 많이 전시돼 있었다. 신기한 그림바카라 정말 많았다.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데려갔다면 여러 권 골랐을 것 같다. 어떤 어린이가 셀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도 목격했는데, 뭔가 므흣했다.
아래처럼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림바카라의 더미북도 볼 수 있었다. 이 바카라 너무 흥미로운 장면이 많아서 펀딩 열리면 참여할지도. 전혀 모르는 출판사인데, 내가 관심 있게 보니까 관계자께서 좀 만족하시는 듯했다. 동행한 윤준가 작가를 이 바카라 한 번 보라고 그 테이블에 데려갔는데, "친구를 데려왔네요"라며 웃으셨다. 하하.
그림바카라 표지에 웬 아줌마가 속옷 차림인가 할 수 있는데, 바카라 내용에 따르면 저것은 일종의 직업복이다.
아.. 대체 이 바카라을 내가 왜 홍보하고 있지? 사실 나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바카라들에 매력을 느끼는지도.
두 권은 살 생각이었는데 눈길 가는 게 여기저기 있으니 오히려 결정하기 힘들었다. 딱 한 권 구입. 야박하다 야박해. ㅎㅎㅎ 모처럼 서울 나들이 바카라 구경 잘하고 왔다. (참고로 이 중에 제가 관계되거나 홍보해야 하는 바카라은 없습니다. 지금 제가 홍보해야만 하는 바카라은 딱 한 권, 제 바카라입니다. 끙. ㅎㅎ)
안 가거나 못 간 분은 사진으로 대리 만족하시고... 내일 별일 없어서 거리(?)를 찾고 있다면 다녀오셔도 좋을 듯. 노들섬라운지에서 하는 서울제대로도서전은 어른은 물론이고, 초등 이하 아이 동반 나들이 코스로도 좋은 듯.
(가면 가고 말면 말고 갈까 말까 하다가 갔다 왔는데, 이렇게 또 열심히 후기를 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