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오행의 균형을 원한다
입이 궁금해서 참을 수 없는 밤 12시,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이성의 끈이 결국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다. 당신은 좀비처럼 냉장고 문을 열고 남은 배달 음식이나 달콤한 디저트를 맨손으로 집어삼킨다.
입안에 퍼지는 강렬한 쾌감도 잠시, 음식을 다 삼키기도 전에 끔찍한 혐오감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박약할까." 내일부터 다시 굶겠다는 처절한 다짐과 함께, 당신은 스스로에게 무능하고 나약하다는 낙인을 찍으며 침대로 기어들어 간다.
수십 년간 반복되어 온 이 지독한 스릴러의 결말은 언제나 '당신의 패배'다. 하지만 의학의 메스와 명리학의 투시경으로 이 사투의 내막을 파묘해보면, 당신을 무너뜨린 것은 당신의 나약한 의지가 아니다. 이것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 당신의 육체가, 뇌의 독재(다이어트)를 향해 일으킨 맹렬하고도 합당한 '폭력적 쿠데타'다.
현대 의학은 다이어트를 '호르몬과 항상성(Homeostasis)의 싸움'으로 정의한다. 당신이 칼로리를 제한하며 의지력을 쥐어짜는 순간, 몸은 이를 '굶어 죽기 직전의 기근 상태'로 인식한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은 바닥을 치고, 굶주림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이 폭주한다. 뇌는 생존을 위해 기초대사량을 극단적으로 낮춰버린다. 이 생물학적 방어 기전 앞에서 인간의 알량한 의지력은 한낱 깃털의 가벼움과도 같을 뿐이다.
이 육체의 반란을 명리학은 '오행(五行)의 불균형과 기운의 정체'라는 기가 막힌 물리학으로 통역해 낸다. 동양 철학에서 비만은 단순히 지방이 낀 상태가 아니다. 특정 오행의 에너지가 과도하게 쏠리거나 꽉 막혀 썩어가는 상태, 즉 어혈(瘀血)과 담음(痰飮)의 축적이다.
우리가 겪는 가짜 식탐과 요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각자의 사주팔자 구조에 따라 고장 난 장기가 다르며, 뚫어야 할 막힌 하수구의 위치도 다르다. 당신의 다이어트가 매번 실패했던 이유는, 당신 몸의 '에너지 병목 구간'을 모른 채 남들이 하는 굶기나 달리기만을 무식하게 따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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