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플라스 & 테드 휴즈, 천재들의 칼춤이 남긴 영원한 우울
1963년 2월의 매서운 겨울 아침. 런던의 어느 싸늘한 아파트에서 한 여자가 아이들이 자는 방 문틈을 수건으로 꼼꼼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가스 오븐의 밸브를 열고 그 안으로 자신의 머리를 밀어 넣었다.
그녀의 이름은 실비아 플라스. 20세기 영미 문학을 뒤흔든 천재 시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였으며, 또 다른 천재 시인 테드 휴즈의 아내였다.
세상은 이 충격적인 자살을 우울증에 걸린 예술가의 비극으로 포장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창백한 주검 너머에 숨겨진 기막힌 살의(殺意)와 역동을 직시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치정이나 정신병의 기록이 아니다. 하늘이 내린 두 명의 천재가, 서로의 가슴에 가장 예리한 찔림을 가했던 명리학적 '상관견관(傷官見官)'과 '현침살(懸針殺)'의 지독한 잔혹사다.
숨을 죽이고 그들의 위태로운 서재 안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먼저 두 사람의 명식에 흐르는 기운을 짚어보자. 실비아 플라스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겨울 바다, 임수(壬水) 일간이다. 겉으로는 고요하고 유연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무서운 허무와 침잠의 우울이 소용돌이치는 여자다. 반면 테드 휴즈는 단단한 바위나 시퍼런 칼날을 뜻하는 경금(庚金) 일간이었다.
명리학적으로 이들의 만남은 최악의 부조화였다. 실비아의 사주에는 내면의 에너지를 밖으로 미친 듯이 쏟아내는 식상(食傷)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있었다. 그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살기 위한 처절한 배출구였지만, 동시에 자신의 생명력을 끝없이 고갈시키는 자기 연소의 과정이었다.
그녀의 맑고 차가운 물기운(水)은 테드의 사주에 득실거리는 텁텁한 흙(土)과 뜨거운 불(火)을 만나 혼탁해졌다. 숨이 막히는 기분, 테드를 만날수록 실비아의 맑은 영혼은 진흙탕에 처박히는 듯한 오염(기토탁임)을 느껴야만 했다.
테드 휴즈는 어떠했는가. 제련되지 않은 야생의 경금(庚金)에 화(火) 기운이 치열하게 얽힌 그는, 잔인하리만치 지배적이고 폭력적인 자아의 소유자였다. 그는 실비아의 불안을 보듬기는커녕, 그녀를 짓밟고 가스라이팅(Gaslighting)하며 자신의 지배욕을 채웠다. 물은 불을 끄려 하고, 불은 물을 말려 죽이는 끔찍한 수화상전(水火相戰)의 전쟁터가 바로 이들의 신혼집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