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음유시인 밴드
삶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산재 사고 이후 치료와 회복, 그리고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 마음속에는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가.”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그럴수록 마음 한편에 오래 묻어두었던 꿈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바로 음악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음악은 제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지친 순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었고, 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마음속 한쪽에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작은 시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인디 밴드 3인을 결성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큰 무대를 꿈꾸기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만들고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그 자체가 지금의 저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세 명이 모인다고 해서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성향, 다른 음악적 취향, 각자의 생활 속에서 시간을 맞춰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걱정보다는 설렘이 더 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사고 이후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인생은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는 순간부터 다시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 밴드가 어떤 음악을 만들게 될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지금 저는 다시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 하나하나를 기록해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진심을 담아, 세 명의 작은 시작을 천천히 남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