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분이 메일을 열자마자 움직일 수 있게 씁니다
안녕하세요 (꾸벅)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보내면서도 늘 고민되는 '업무 요청 메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저는 영업을 하다 보니 메일로 먼저 부탁드리는 일이 많고, 그만큼 요청이 엇나가서 일을 두 번 한 적도 많았습니다.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업무 요청 메일 쓰는 법을 찾다가 이 글에 들어오셨다면,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핵심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제목과 첫 줄에 무엇을, 언제까지 해 달라는지 쓰는 것
2. 형용사 대신 동사와 숫자로 쓰고, 그대로 둘 것도 한 줄 적는 것
요청 메일은 상대가 열자마자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요청이 애매하면 상대는 다시 물어봐야 하고, 그 사이 일은 멈춥니다. 저도 애매한 요청을 받아 방향을 잘못 잡았던 적이 종종 있었는데, 정작 제가 요청하는 쪽이 되니 똑같은 실수를 하더라구요.
얼마 전에는 미팅에 쓸 14장짜리 발표 자료를 AI에게 맡기면서 "위아래 여백 없애고, 좀 더 눈에 띄고 임팩트 있게 고쳐 줘"라고 보냈습니다. 돌아온 자료는 배치, 색, 글꼴까지 14장이 전부 새로 짜여 있었습니다. 결국 원래 자료를 다시 보내면서 여백만 지워 달라고 한 번 더 부탁해야 했습니다. 사람에게 보내는 요청 메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알게 된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제목에 할 일과 기한을 넣습니다
메일함을 열면 제목부터 봅니다. "문의드립니다", "자료 전달" 같은 제목은 열어 보기 전까지 무슨 일인지 모릅니다. 잘 쓰는 분들의 제목에는 무엇을 해 달라는지, 그리고 언제까지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 [회신 요청] 다음 주 미팅 일정 — 목요일까지 가능한 시간 부탁드려요
- [확인 부탁] 수정한 제안서 2쪽 — 오늘 중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쓰면 상대는 메일을 열기 전에 이미 머릿속 할 일 목록에 넣어 둡니다.
2. 첫 줄에 부탁을 쓰고, 할 일은 따로 한 줄로 뺍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메일은 인사하고, 배경 설명하고, 마지막 문단에서야 "그래서 ~해 주실 수 있을까요?"가 나옵니다. 받는 사람은 그 마지막 줄을 찾으려고 끝까지 내려야 하고, 바쁘면 중간에 닫아 버립니다. 그래서 부탁은 첫 줄에 씁니다. "오늘 메일은 한 가지만 여쭙고 싶어서 드립니다."
그리고 상대가 할 일은 문단 밖으로 꺼내 한 줄로 따로 적습니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제가 할 일도 같이 적어 둡니다.
- 부탁드릴 일: 첨부한 일정표에서 가능한 시간에 표시해 목요일까지 회신 부탁드려요.
- 제가 할 일: 금요일 오전까지 수정본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제가 다음에 뭘 할지까지 적어 두면, 상대는 그걸 알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3. 형용사에 밑줄을 긋고, 동사와 숫자로 바꿉니다
재작년에 이 온라인카지노에 요청은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와 숫자로 해야 상대가 바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기획서를 보완해 주세요"보다 "기획서의 예산 부분을 숫자로 추가하고, 표를 넣어 주세요"가, "대략적인 데이터를 정리해 주세요"보다 "지난 3개월 판매 데이터를 그래프로 정리해 주세요"가 훨씬 빨리 끝납니다.
그런데 위의 발표 자료 일처럼, 그 글을 쓴 저도 이 원칙을 어겼습니다. 임팩트 있게, 깔끔하게 같은 말에는 제 머릿속 기준이 있지만, 받는 쪽은 그 기준을 볼 수 없으니 자기 기준으로 빈칸을 채웁니다. 그래서 요즘은 요청 메일을 보내기 전에 한 번 다시 읽으면서 형용사에 밑줄을 긋습니다. "임팩트 있게"는 "위아래 여백을 0으로"가 되고, "깔끔하게"는 "한 장에 글 세 줄 이하로"가 되는 식입니다.
4. 그대로 둘 것과 지금 좋은 점을 같이 씁니다
돌아보면 그날 요청에서 가장 크게 빠진 건 그대로 둘 것이었습니다. 맡기는 사람은 지킬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굳이 말하지 않습니다. "위아래 여백만 0으로 줄여 주세요. 글꼴, 색, 순서는 그대로 두고요." 쓰는 데 10초면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미 있는 자료를 고쳐 달라고 할 때는 지금 것의 무엇이 좋은지도 먼저 적습니다. 고쳐 달라는 말만 들으면 받는 쪽은 지금 것이 별로라는 뜻으로 읽기 쉽고, 좋은 부분까지 같이 바꿔 버립니다. 순서와 구성은 좋으니 살리고 여백만 줄여 달라는 한 문장이면, 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제가 한 가지 확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고 한다면, 요청 메일은 받는 분이 다시 묻지 않고 바로 움직일 수 있게 쓰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1) 제목에 할 일과 기한 넣기 2) 첫 줄에 부탁, 할 일은 한 줄로 따로 3) 형용사에 밑줄 긋고 동사와 숫자로 4) 그대로 둘 것 한 줄 붙이기, 이 네 가지를 지켜 보려고 합니다. 다들 요청 메일 제목은 어떻게 쓰시나요? 댓글로 알려 주시면 저도 배우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도 편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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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겪은 일로 적는 연재,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2권이 월·수·금 아침 8시에 이어집니다. 온라인카지노북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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