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문장을 다시 보내는 대신, 답하기 쉬운 질문 하나를 다시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김도경입니다. 점심은 드셨는지요.
보낸 메시지에 답이 안 올 때가 있습니다. 읽음 표시는 떴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납니다. 영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이런 날이면 아침마다 대화창을 열어 봤습니다. 그리고 사흘쯤 지나면 똑같은 문장을 하나 더 보냈습니다. "지난번 말씀드린 건 확인되셨을까요?" 그러면 대부분 또 조용했습니다.
그때 저는 회신이 늦는 건 상대 사정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답이 안 온 메시지를 모아 다시 읽어 보니, 제 질문이 먼저 문제였던 때가 많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처럼 상대에게 생각을 시키는 질문이었고, 언제까지 필요한지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바쁜 사람일수록 그런 질문은 뒤로 밀립니다. 미뤄 둔 질문은 며칠 지나면 잊히고요.
그래서 요즘은 답이 안 오면 같은 문장을 다시 보내지 않습니다. 처음 보낸 질문을 다시 읽고, 답하기 쉬운 모양으로 고쳐서 보냅니다. 세 가지만 봅니다.
하나, 왜 묻는지를 앞에 붙입니다. "제가 이걸 다시 여쭤보는 이유는 이번 주 안에 일정을 잡아야 해서입니다." 이유가 있으면 상대도 이걸 왜 지금 답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둘, 고를 수 있게 자릅니다. "어떻게 할까요?"를 "A로 가면 이번 주 안에 되고, B로 가면 다음 주까지 갑니다. A로 진행해도 될까요?"로 바꿉니다.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으면 답장은 한 줄이면 됩니다. 한 줄짜리 답장은 바쁜 사람도 보내 줍니다.
셋, 기한과 함께 제가 할 일을 적습니다. "목요일까지 말씀 없으시면 A로 준비해 두겠습니다." 이러면 상대는 답을 안 해도 일이 멈추지 않는다는 걸 알고, 저는 기다리는 동안 손이 놀지 않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보다 반드시 답하기 쉬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다시 물을 때는 그 사이에 새로 생긴 것 하나를 같이 보냅니다. 정리한 자료 한 장이든, 바뀐 일정이든요. 그냥 다시 묻는 것과 새것을 들고 다시 묻는 것은 받는 쪽 기분이 다르더라구요. 거절당하던 자리에서 "그럼 어떤 상황이 되면 다시 볼 만할까요?"라고 물어 두고, 넉 달 뒤에 "그때 말씀하신 상황이 된 것 같아서요"로 다시 연락해 계약이 된 적도 있습니다. 다시 연락할 명분은 그 자리에서 받아 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답이 안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일은 지금 상대에게 급한 일이 아닌 겁니다. 그걸 아는 것도 하나의 답이라고 생각하고, 적어 둔 기한대로 제가 움직입니다. 답이 안 오는 이유를 상대에게서 찾기 전에, 제 질문부터 다시 읽어 봅니다.
다들 답이 안 올 때 두 번째 메시지에는 뭘 쓰시나요.
남은 오후도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