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일기 2화. 문 앞에서 돌아 나온 날
문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 나온 날이 있습니다.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들어갈 이유를 못 만들어서였습니다.
지난주에 병원 한 곳을 갔습니다.
원장님은 진료 중이셨고, 데스크 앞에는 대기 환자가 일곱 명 있었습니다.
저는 명함을 꺼냈다가 다시 넣었습니다.
지금 이걸 내밀면 저 일곱 명 중 누군가의 순서가 밀립니다.
그 생각이 들자 손이 안 나갔습니다.
주차장까지 걸어 나오면서 스스로에게 변명을 했습니다.
오늘은 타이밍이 아니었다고.
사실은 거절당할 자리를 하나 피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갔습니다.
오전 진료 시작 20분 전으로 시간을 바꿨습니다.
그날은 명함을 냈습니다.
계약이 된 건 아니고, 다음 주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다만 문 앞에서 돌아 나오는 날이 하루 줄었습니다.
문 앞에서 돌아 나온 날, 여러분은 뭐라고 변명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