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 5,000명을 잃고 배운 것

by김도경 dkkim

창업할 때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 키웠습니다. 요리하는 사람들 이야기만 올렸고, 파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팔로워가 5,000명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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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보면 뭔가 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로 아무것도 팔지 못했습니다. 사업을 접은 뒤로 계정은 계속 줄어서 지금은 1,185명이 남았습니다.


1. 모인 사람과 돈을 낼 사람이 달랐다


우리 계정을 팔로우한 사람들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반면 우리가 팔려던 건 공간을 빌려주고 빌리는 일의 중개였고, 그 돈을 낼 사람은 공간을 가진 사장님이었습니다.


모으는 데 1년을 넘게 썼는데, 모은 사람과 지갑을 여는 사람이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콘텐츠를 더 잘 만드는 걸로는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2. 먼저 연락이 온 쪽이 진짜 고객이었다


재미있는 건, 우리가 아무것도 안 팔고 있을 때 오히려 공간을 가진 분들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는 겁니다. "우리 공간도 좀 소개해 줄 수 있냐"는 식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신호인 줄 몰랐습니다. 팔로워를 더 늘리는 데 집중했고, 먼저 손 내민 쪽은 나중에 챙기려고 미뤄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3. 지금 영업을 하면서 알게 된 것


지금은 병원에 솔루션을 파는 일을 합니다. 하루에 여러 곳을 다니면서 제일 자주 보는 장면이, 그때 우리가 했던 실수와 같습니다.


홍보를 열심히 해서 문의는 늘었는데 정작 그 문의를 누가 어떻게 받을지는 정해져 있지 않은 병원. 신규 환자를 데려오는 데는 돈을 쓰면서, 이미 온 환자가 다시 오게 만드는 데는 아무것도 안 하는 병원.


모으는 일과 파는 일은 다른 일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모으는 쪽이 더 재미있어서 그쪽만 계속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4. 그래서 지금은 무엇을 보나


요즘은 어떤 채널을 시작할 때 팔로워 수를 목표로 잡지 않습니다. 대신 이걸 먼저 정합니다. 여기서 만난 사람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보낼 곳이 없으면 그 채널은 아직 시작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5,000명을 모으고도 아무것도 못 판 사람의 말이라 조금은 믿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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