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봤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3년차까지 하고 접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접은 뒤에 그 시장이 열렸습니다.
팝업 레스토랑 공간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공동대표로 창업했습니다.
2023년 가을에 용산, 을지로, 서울대입구에서 팝업을 세 번 직접 열었습니다.
두 달 동안 매출 500만원이 나왔습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우리 돈으로 열었고, 손해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다음에 한 일은 셰프 100명에게 DM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72명이 답했고, 그중 50명을 만났습니다.
공통으로 나온 말은 세 가지였습니다. 대관료가 비싸다. 정보를 어디서 얻는지 모르겠다. 같이 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공간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제휴 공간 16곳을 모았고, 셰프에게 18퍼센트 오너에게 15퍼센트를 받는 구조를 짰습니다.
사업계획서는 열아홉 번 고쳤습니다.
경진대회에서 상도 받았고, 캠퍼스타운에도 들어갔고, 지원사업에도 붙었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이유를 한 줄로 쓰면 대관에 걸리는 제약이 많았다가 되는데, 정확히는 그 제약을 넘길 만큼 오래 버티지 못한 겁니다.
얼마 뒤에 흑백요리사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하려던 팝업 레스토랑이 그때부터 대중화됐습니다.
방향이 틀렸던 게 아니라, 시장이 열릴 때 우리가 그 자리에 없었던 겁니다.
저는 이걸 한참 동안 타이밍이 나빴다고 정리해 뒀습니다.
요즘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타이밍은 버틴 사람에게만 옵니다.
먼저 본 것은,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병원에 솔루션을 파는 일을 합니다.
개원을 준비하는 원장님들을 만나면 그때 제 얼굴이 겹칩니다.
다들 먼저 봤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좋은 아이템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봅니다.
그게 맞는 기준인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접어 보신 분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정리하셨나요?
비슷한 경험 있으시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