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해보겠습니다'는 거절일까

B2B 영업에서 제가 가장 오래 속았던 말

by김도경 d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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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이 말을 들은 미팅은 거의 다 계약이 안 됐습니다.

병원에 솔루션 파는 영업자입니다.


처음 얼마간은 이 말을 좋은 신호로 적었습니다.

검토한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미팅록에 「긍정적」이라고 쓰고, 다음 주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안 받으시더라고요.


되는 미팅은 끝나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계약으로 간 자리에서는 마지막 5분에 검토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거 우리 실장님도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시작하면 언제부터 쓸 수 있어요?"

"저희 직원들이 이걸 할 수 있을까요?"

셋 다 도입한 다음을 상상하는 질문입니다.

반대로 "검토해보겠습니다"는 지금 이 자리를 끝내려는 문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의 내용이 아니라 질문의 방향을 봅니다.

질문이 제품을 향하면 아직 구경하는 중이고, 질문이 자기 조직을 향하면 사는 중입니다.


그다음부터 미팅 끝에 한 문장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도입하신다면, 가장 먼저 걸릴 것 같은 게 뭘까요?"

이 질문의 목적은 설득이 아닙니다.

거절을 앞으로 당기는 겁니다.

돌아오는 답은 대개 셋 중 하나였습니다. 가격이거나, 직원들이 못 따라올 것 같다거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거나.

셋 다 그 자리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입니다.

2주 뒤에 오는 "검토해봤는데 어렵게 됐습니다"는 다룰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어도 안 되는 날은 여전히 있습니다.

질문도 좋았고 걸리는 것도 그 자리에서 같이 풀었는데 연락이 끊깁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없는 자리에서 이미 결정이 나 있었겠죠.


다만 하나는 확실해졌습니다.

"검토해보겠습니다"를 듣고 그날 미팅을 성공으로 적는 일은 이제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하세요?

비슷한 상황이시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제가 본 사례 안에서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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