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 6일 만에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갈아엎는 기록
지난 8월 16일, 옵시디언과 클로드 코드로 흩어진 자료를 정리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폴더 2개(raw, wiki)와 규칙 문서 1개면 충분하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다시 열어보니, 구조를 다시 고치기 시작한 날짜가 8월 17일이었습니다. 글을 올린 바로 다음 날입니다.
실제로 써보자마자 구조가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이 글은 완벽한 시스템을 자랑하는 글이 아닙니다. 6일 동안 몇 번이고 다시 고치면서 배운 걸 정직하게 남기는 글입니다.
1-1 성격이 다른 자료가 한곳에 섞였다
raw 폴더 하나에 미팅 자료도 넣고, 이미 다 끝난 제안서도 넣고, 아직 손도 안 댄 녹취록도 넣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끝난 자료인지, 아직 정리 전인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1-2 개인 기록과 회사 자료가 섞였다
계정 정보나 운동 기록 같은 개인 메모까지 같은 폴더 맨 위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회사 자료를 찾으려고 폴더를 열 때마다 개인 메모부터 걷어내야 했습니다.
1-3 하나의 이야기가 파일 여러 개로 쪼개졌다
날짜별로 파일을 계속 새로 만들다 보니, 거래처 하나와 있었던 일을 이해하려면 날짜가 다른 파일을 서너 개나 열어봐야 했습니다. AI에게 "이 건 지금 어떤 상황이야?"라고 물으면, 흩어진 파일을 다 찾아 읽느라 매번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자신 있게 소개했던 구조는,
자료가 쌓이기 시작하자마자 다시 "정리 안 된 더미"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6일 사이에 바뀐 것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지난 글이 "저장소를 만든 기록"이었다면, 이번 글은 "6일간 실제로 써보고 고장 난 곳을 고친 기록"입니다.
가장 먼저 손댄 건 맨 위 뼈대였습니다. raw와 wiki 사이에 있어야 할 것들이 빠져 있었습니다.
ㄴ 대기함(Inbox) — 새로 추가. 아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료를 잠깐 두는 곳입니다. 무조건 raw에 바로 던져 넣지 않고 여기서 한 번 걸러낸 뒤 바로 빼냅니다. "일단 아무 데나 던져놓는" 습관이 원본 폴더를 어지럽히는 걸 막아줍니다.
ㄴ 원본 → 정리본 → 완성본, 순서대로 번호를 붙임. 원본과 정리본 사이에 완성본(외부로 나가는 최종 문서) 칸을 새로 만들고, 폴더 이름 앞에 숫자를 붙였습니다. 폴더를 열면 항상 순서대로 보입니다.
ㄴ 개인기록 — 회사 자료에서 완전히 분리. 계정 정보, 운동 기록처럼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 메모를 원본 폴더에서 들어냈습니다. "원본 폴더 = 회사 업무 전용"이라는 원칙을 확실히 했습니다.
가장 큰 수술은 원본 폴더였습니다. 날짜별로 흩어져 있던 파일들(같은 거래처 이야기가 파일 서너 개로 쪼개진 경우가 많았습니다)을, 거래처 하나당 파일 1개로 합쳤습니다.
형식은 메신저 대화방에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ㄴ 맨 위에 한 줄 요약(이 파일이 무슨 건인지)
ㄴ 그 아래 지금 상태(진행 중 / 위험 / 완료 같은 표시)
ㄴ 그 아래로 시간 순서대로 새 소식이 계속 쌓이는 구조
ㄴ 새 소식마다 원래 원본 파일이 어디 있는지 출처를 표시
원본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별도 폴더에 그대로 다 보관했습니다. 요약해서 다시 쓴 게 아니라 원본을 인용하며 이어붙인 것이라, 나중에 "이게 맞나?" 싶으면 바로 원본과 대조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이 거래처 지금 어떤 상황이야?"라고 물으면 이제 파일 1개만 열면 됩니다. AI도 흩어진 파일을 뒤질 필요 없이 파일 하나만 읽고 답합니다.
지식을 정리해두는 wiki 폴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정리 노트가 하나둘 늘어나더니 14개까지 불어났고, 그것과 별도로 "지난 기록 모음" 폴더까지 따로 생겨서 2층 구조가 되어 있었습니다. 정리하려고 만든 폴더가 다시 "정리가 필요한 폴더"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 두 차례에 걸쳐 정리했습니다.
ㄴ 노트 14개를 큰 주제 4개로 묶었습니다. 원래 있던 내용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해당 주제 문서 안의 한 챕터로 들어갔습니다. 필요한 챕터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바카라갈피도 달았습니다.
ㄴ "지난 기록 모음" 폴더는 없앴습니다. 따로 있던 지난 기록을 관련 주제 문서의 "배경" 부분으로 옮겨 붙였습니다. 두 층으로 나뉘어 있던 구조를 한 층으로 합쳤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리 문서는 9개(주제 문서 4 + 참고 문서 5)로 모였습니다. 숫자는 14개에서 9개로 줄었지만, 내용은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챕터 안에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폴더가 5개, 파일이 70여 개, 정리 문서가 9개로 늘어나자 "어디서부터 봐야 하지"라는 고민이 다시 생겼습니다. 그래서 정리 문서 중 하나를 볼트 전체의 유일한 입구로 정했습니다.
ㄴ 상황별 안내 — "내일 대면 미팅이다" 같은 상황마다 어느 문서 몇 챕터를 보면 되는지 바로 연결
ㄴ 분야별 안내 — 분야마다 관련 챕터와 실제 사례를 한 줄로 연결
ㄴ 변경 기록표 — 구조가 바뀔 때마다 날짜와 함께 적어둡니다. 이 글에 나온 내용도 전부 이 표에 남아 있습니다
새 문서를 추가하거나 구조를 바꿀 때마다 이 입구 문서도 함께 갱신하는 걸 규칙으로 정했습니다. "일단 만들고 나중에 정리하겠다"는 안 통한다는 걸 6일 만에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에는 없었지만, 사실 이번 재정리를 버틸 수 있었던 건 Git 덕분이었습니다. Git은 원래 개발자들이 코드가 바뀐 과정을 전부 기록해두는 도구인데, 문서 폴더에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8월 17일부터 21일까지 있었던 모든 변경이 15번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흐름입니다.
변경 기록 (날짜순)
08/17폴더 구조를 처음 새로 짬
08/17따로 뺐던 폴더를 다시 합침
08/18새 거래처 건을 기록에 반영
08/18잘못 적힌 소개 관계를 바로잡음
08/20폴더 이름과 자료를 다시 정리
08/21잘못 인식된 이름을 전체 수정
08/21정리 노트 14개를 4개로 통합
08/21지난 기록 모음을 흡수하고 폐기
ㄴ 재정리하다가 잘못되면, 바로 직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큰 작업 전에는 미리 "여기까지는 안전"이라고 표시해두기도 했습니다.
ㄴ "소개 관계가 반대로 적혀 있었다"처럼 사실이 틀린 곳을 발견하면, 언제 잘못 들어갔는지도 기록으로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옵시디언 자체에는 되돌리기 기능이 약합니다. 몇 번이고 구조를 다시 짤 수 있었던 배짱은, 사실 "잘못돼도 되돌리면 된다"는 안전망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글의 결론은 "AI에게 질문을 던지면 된다"였습니다. 6일이 지난 지금은 한 단계 더 나갔습니다. 자주 반복하는 업무 자체를 아예 자동으로 실행되게 만들어서, 매번 프롬프트를 새로 짜지 않아도 되게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ㄴ 새 거래처 정보가 들어오면 관련 자료를 자동으로 찾아 조사하고 미팅 전략까지 정리해주는 자동화
ㄴ 녹음 파일을 넣으면 팀 공유용 요약·외부 제안서·내부 보고서 3종을 한 번에 뽑아주는 자동화
ㄴ 내부 회의 녹음에서 "결정해야 할 것"과 "막힌 부분"만 골라 정리해주는 자동화
ㄴ 대화에서 나온 결과물을 저장소의 알맞은 위치에 자동으로 정리하고 관련 문서끼리 연결해주는 자동화
ㄴ 신규 자료가 들어오면 필요한 안내 문서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자동화
"질문 하나 던지면 30초 만에 문서가 나온다"던 지난 글의 결론이, 이제는 "만들어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정해진 상황이 오면 알아서 정해진 결과물이 나온다"는 단계로 넘어간 셈입니다.
구조를 바꾸는 것 못지않게 손이 많이 간 건, 이미 쌓여 있던 자료의 정확도였습니다.
ㄴ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는 과정에서 잘못 인식된 팀원 이름을 전체 기록에서 찾아 고쳤습니다
ㄴ 어떤 건은 "누가 누구를 소개했는지"가 반대로 적혀 있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바로잡았습니다
ㄴ 파일마다 어떤 종류의 자료인지 이름표를 붙이고, 이미 옮겨진 문서를 가리키느라 끊어진 링크도 전부 찾아 고쳤습니다
저장소는 한 번 정리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계속 들여다보고 틀린 걸 잡아줘야 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이라는 걸 이 과정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지난 글의 결론은 "정리는 AI에게 맡기고, 나는 자료를 모으고 질문하는 데만 집중한다"였습니다. 이 결론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나를 빼먹었습니다. AI에게 맡긴 정리도, 사람이 계속 "여기 이상해, 다시 봐줘"라고 말해줘야 계속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6일 동안 저는 계속 그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이상해", "이거 왜 이렇게 됐어", "다시 정리해줘." 그 결과가 지금의 폴더 5개, 파일 70여 개, 정리 문서 9개, 변경 기록 15번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도 다음 주에는 또 바뀌어 있을 겁니다.
"완성된 저장소"라는 건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있는 건 지난주보다 조금 덜 헤매게 된 구조, 그리고 그걸 계속 고쳐나가겠다는 태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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