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가 대중화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계보를 이어가며 헌신한 발레 선구자들 덕분이다. 덕분에 한국 관객들의 안목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감상의 폭도 넓어지고 깊어졌다.
발레의 대중화에 취미 발레의 열풍만큼 기여를 한 게 또 있을까 싶다. 내가 발레를 처음 배웠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난생 처음 발레 가방을 메고 발레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 내가 발레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절대로 다른 사람들한테는 알려져서는 안되는 일급비밀이었다. 게다가 레오타드와 발레 스커트를 입는다는 게 부끄럽고 창피한 유교걸이었다. 그래서 거의 일년 가까이 요가복을 입고 발레를 배웠다. 다른 회원들이 발레복을 갖춰서 입고 무용실에 들어오는 걸 보고 나서야 나도 레오타드와 발레 스커트를 입기 시작했다.
취미 발레의 열풍은 온갖 발레복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예쁜 발레복들이 취미 발레인들을 현혹시킨다. 발레를 열심히 배우면 자신의 체형이 슬림해져서 그 어떠한 운동보다도 바디라인을 정리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눈 돌아가게 할 정도로 예쁜 발레복들이 연이어서 나오니 발레가 주는 맛에 한번 빠지면 그 맛을 못 잊고 점점 빠져들게 되어있다.
덕분에 온갖 발레바카라들도 연달아 출간되었다. 발레의 역사, 발레 메소드, 발레 작품 해설, 발레 음악 소개, 발레 의상, 발레 해부학 등이 계속 쏟아져 나온 덕분에 미지의 세계처럼 보이던 발레는 친숙해졌다. 발레 작품을 보며 '그저 아름답다.'라는 말만 연거푸 말하던 시절도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발레 용어를 설명하는 바카라들도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있어 굳이 발레를 배우는 사람이 아니어도 본인이 관심이 있다면 손쉽게 발레 용어를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발레 용어는 이제 더 이상 외계어가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발레의 용어와 기술>은 곁에 두고 보기에 좋은 바카라이다. 발레의 기본자세와 메소드별로 조금씩 바뀌는 포지션과 발레 동작들을 일러스트와 사진, 동영상으로 감상하면서 발레 동작들을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작품 속에서 같은 발레 동작의 이름이 메소드별로 달라지는 명칭까지 소개하고 있다. 핸드폰 카메라로 큐알코드를 찍으면 해당 동작의 영상으로 넘어가 시연 동작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일반적으로 알기 힘든 발레 동작들도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