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 시인(詩忍) 2번째 9화
1. 어미
(語尾)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무언가가 태어났다
나는 그것을
낳았다고 말해야 할까
버렸다고 말해야 할까
느린 심장 하나가
문장 아래에서 뛰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들리는 숨
헐떡거린다.
'써야 한다
그만해
써야 한다
그만해'
문장은 자꾸
나보다 먼저 태어나려고 한다
체온이 필요하다
온기를 찾는다
아직 이름도 없는 것이
내 손가락 사이를 기어 다닌다
나는 자꾸
지우고
다시 낳고
또 지운다
살아 있는 것들은
왜 이렇게
끝을 싫어하는가
문장의 끝에는
마침표가 있는데
태어난 것에게는
마침표가 없다
2. 서두
(書頭)
끝내지 못할 문장의 밤,
어미의 가슴으로
기어간다
문장을 찾는 것인지
젖을 찾는 것인지
나는 모른다
느린 심장 가까이,
숨을 붙여놓으면
살아난다
어미(語尾)에 무언가가 태어난다
나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
서두를
본다
3. 전개
(展開)
문장의 끝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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