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더 소유하고 싶은 마음부터 떠올리곤 한다. 돈을 더 벌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싶고, 남보다 나은 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 그래서 욕망은 지나치면 경계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앙드레 지드가 그의 바카라 <지상의 양식>에서 말하는 욕망은 조금 다르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들판으로 데려가 애태우고, 대도시에서는 취하게 하고, 달빛 가득한 밤에는 잠재우고, 사막으로 끌고 다니고, 파도의 물결에 실어 재우려 한다. 그래도 욕망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다.
“욕망이여! 욕망이여! 너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대체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너는 지칠 줄도 모르느냐?”
그가 말하는 욕망은 물건이나 목적지가 아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낯선 곳에 가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을 몸으로 겪으며 다시 감탄하는 것. 그러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일 때의 감각이 활력을 불어넣고, 마음에 불을 지핀 바카라 한 권이 펜을 들게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은 두 발로 직접 걸어보고 싶고, 모르는 것은 알고 싶고, 아름다운 것을 만나면 오래 바라보고 싶다.
그런 잔잔한 욕망들이 없다면 하루는 얼마나 밋밋할까. 그날이 그날 같고, 어제와 오늘의 경계도 희미해졌을 것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다가 돌아보면 어느새 몇 년이 훌쩍 지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욕망은 권태의 반대편에 있다. 어제 걸었던 길을 오늘 다시 걸어도 다르게 볼 수 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거미줄에 아침 이슬이 맺혀 있고, 며칠 전까지 초록이던 나뭇잎 끝에 붉은빛이 들었다. 같은 바카라도 다시 읽으면 전에는 지나쳤던 문장이 나를 붙잡는다.
새로운 것은 세상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눈에도 있다. 내가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망은 자주 감탄하고 싶은 욕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