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자리

by문이


이른 아침, 거리를 걷는다.

주말 7시의 이 곳. 가게 문은 열려 있는데 사람이 없다. 무인 판매점, 무인 계산대. 밤새 같은 말을 반복했을 광고 영상은 아침에도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

어떤 가게의 문구는 심지어 앉아만 있으란다. 살은 자기가 빼주겠다고.
사람의 노동이 줄어든 참 편리한 세상이다.

사람이 없어도 물건을 팔고, 계산하고, 광고까지 한다. 기계는 잠도 자지 않고 월급도 요구하지 않는다. 사장님이 늦잠을 자도 가게는 잘 돌아간다.

혼자서는 텅 빈 무인 카페에 가지 않는다. 아무 가게도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난 사장님이 직접 뽑아주는 커피 가게에 커피를 마시러 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사람의 미소가 좋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은 맞다. 나 같은 벌레는 이 시간에 가끔 잡히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은 아예 잠도 안 자고 밤새 벌레를 잡는 가게들도 더러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