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 산바카라길에 나섰다가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 보았다. 아침 아홉 시가 가까워지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는 아파트 단지 옆 도로 위로 학생들이 줄지어 걸어갔다.
도로 양쪽의 색깔이 청팀, 백팀 나뉜 듯이 색이 달랐다. 한쪽에는 빨간 줄무늬가 들어간 체육복 반바지를 입은 아이들이 많았고, 맞은편에는 파란색 천이 덧대어진 반바지를 입은 아이들이 많았다.
마치 빨강과 파랑으로 편을 나누어 어디론가 출전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이 싸우러 가는 곳은 운동장이 아니라 교실이었다.
맞은편에서 한 남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햇살이 그의 얼굴을 주홍색으로 물들였다. 아이는 눈을 반쯤 감았는데 그 이유가 햇빛이 눈부셔서인지, 잠이 덜 깨서인지 궁금했다. 저 아이 머릿속은 무슨 생각 중일까?
그 아이가 지나가고 얼마 뒤 또 다른 남학생이 나타났다. 너무 인상적이라 계속 지켜보게 되었다. 한 손에는 몇 입 베어 문 주먹밥이 든 반쯤 벌어진 봉지를 움켜쥐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아이는 화면을 눈앞에 두고 웃었다. 입은 음식물을 씹으며 오물거리고, 입꼬리가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볼 근육이 움직였다. 걷고, 먹고, 보고, 웃고. 그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어디에도 부딪히지 않았고 매일의 루틴처럼 자연스러웠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여학생 몇 명이 눈에 들어왔다. 한 아이는 손거울을 얼굴 가까이 들이대고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쓸어내렸다. 화장을 해서 얼굴은 하얗고 볼은 붉은 분홍빛을 내었다. 뒤에 오는 아이도 앞머리카락을 몇 가닥씩 손가락으로 훑으며 멋을 내었다.
마치 앞머리가 그녀들의 오늘 하루를 좌우하기라도 하듯.
각양각색의 모습들에는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환경이 있을테다. 내가 그 곳을 걷게 된데에도 사소한 이유나 감정이 작용했듯이.
낯선 시간, 낯선 곳에서 흥미 있는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