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것들

by문이

한국인들은 대체로 뭘 하든 참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대체적인 성향은 잘 모르겠고, 사람마다 기질과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주말에 감기 몸살을 앓고 회복된 몸으로 아침 운동을 나섰다.

아파트 울타리 너머 계수나무 아래를 지나니 잎사귀들의 살냄새가 코를 스쳤다.

으흠, 달고나 냄새.

"좋다, 좋다."

소리 내어 말해봤다.

천변에 다다르자 아침 일찍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선선해진 가을 공기 때문인가. 걷고,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주인을 따라 나온, 아니 어쩌면 주인을 끌고 나온 강아지들까지 모두가 분주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좋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는 경향이 있다. 등산이 유행하면 산으로 가고, 달리기가 뜨면 달리고, 바카라을 읽기 시작하면 읽은 바카라을 쌓아 인증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매일 한 편씩 인증한다.

유행을 탄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운동하고, 바카라 읽고, 글 쓰는 유행이라면 덩달아 휩쓸려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남들 하는 만큼 따라가려는 열심은 사양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열심이라면 모를까.

예초 작업이 끝난 벌거벗은 천변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생쥐라도 발견한 걸까. 앞만 주시하며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발을 옮긴다.

그래, 너도 참 열심히 사는구나.

설마 쥐 한 마리 잡았다고 너희 세계 어딘가에 인증하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