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퇴고를 좀 하고, 급하게 짐을 챙겼다. 쌤들과 함께 먹을 과일도 챙기고 물도 챙겼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남편도 어제 잘 다녀오라며 미리 인사를 나눴다.
몇달 전부터 계획한 여행일이 오늘이다.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모자도 써 보고, 전철 시간도 체크했다. 집을 나섰다가 충전 케이블이 생각나서 다시 들어가 무릎 보호대까지 챙기고 설레는 마음으로 뛰었다.
전철을 탔다.
타자마자 "저 이제 전철 탔어요." 단톡방에 톡을 보냈다.
"네?"
여행일이 오늘이 아니고 내일이란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
"고대로 입고 내일 다시 오세요"
내 핸드폰 일정에 몇달 전부터 토요일로 표시되어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이 민망하고 황당함을 어찌하랴. 태어나서 처음 해 본 실수라고 위로해 본다.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다시 돌아오면서 이제 뭘 할까 생각했다.
일찍 나온 마당에 산바카라도 하고, 카페에 가서 줌 수업에서 다룰 바카라도 좀 읽자.
오히려 잘 되었다.
멋진 토요일 아침이잖아.
오늘따라 소금빵과 커피가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