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해한 룸메이트

하루야, 안녕?

by예쁨
반려식물 ‘라톤이’와 ‘뽁뽁이’
라톤이는 무섭게(?) 성장중

모시던 임원이 승진을 하면 사무실에는 축하 화환과 화분들이 쏟아져 들어오곤 했다.

하지만 내 손에 맡겨진 식물들은 단 한 번도 온전하게 살아남는 법이 없었다.

말라죽거나 과습으로 죽거나 그도 아니면 방치해서 죽어 나가는 일이 허다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숙제로 가져온 강낭콩(콩야)도, 파뿌리(파송송)도, 친구가 선물해 준 애기당근(숭구리당당)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쳐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와중에 다들 이름은 남겼구나. 주로 딸아이가 이름 짓기 담당이었지만.)


이렇게 연쇄 살손(?)이나 다름없던 내가 집에 식물을 들였다.

새로 맞이한 나의 반려식물 이름은 ‘라톤이’와 ‘뽁뽁이’.

가장 친한 친구 반려견의 이름은 ‘테스‘다.

철학자 소크라테스 이름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질 수 없잖아?

나는 ‘라톤(플라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유치뽕짝이라고?

라톤이는 무섭게 성장 중이다.

테스 선생, 비켜!


얼마 전 라톤이에게서 새 잎이 돋아났다.

기존에 있던 형님 잎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크기로 자라나,

룸메이트 한 달 만에 더 넓은 방(화분)으로 옮겨줘야 하나 심히 고민 중이다.

(왼) 처음 데려온 날 / (오른) 데려온지 한 달째

연필심 선인장 ‘뽁뽁이’ 역시 무섭게 자라고 있다.

이름처럼 뽁뽁뽁 잘도 자란다.


반려인형 눕피와 두쫀쿠
새 룸메들 / 누렁언니랑 동침

누렁이에게 동생들이 생겼다.

특히 그로밋은 딸이 첫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았던 의미 있는 녀석이지만,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버린다고 해서 긴급 구조된 아이다.


눕피는 눕는 걸 좋아해서 ‘눕피‘

(머리가 무거워서 눕는 거 아님)


두쫀쿠는 머리가 커서 ‘두쫀쿠’

(두상 jjonna 쿠네)


누렁이랑 사이좋게 지내기를.

(누렁 언니 잘 모셔라)



전자시계와 우주의 기운
앞 모습은 보여지는 나 / 뒷 모습은 기억되는 나


눈이 침침해져서(?) 직관적으로 보기 쉬운 전자시계를 두었더니 편리해졌다.

그런데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반복되는 숫자들을 본다.

우리는 시계를 볼 때마다 '2시 22분', '11시 11분'처럼 숫자가 겹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곤 한다.

‘혹시 나한테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려나?’, ’우주의 기운인가?‘ 싶지만,

이 현상은 신비로운 우연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우리 뇌가 작동하는 심리적 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바더-마인호프 현상 (Baader-Meinhof Phenomenon) : 우리말로는 ‘빈발 효과’
어떤 정보에 한 번 주목하기 시작하면, 일상에서 그 정보가 유독 자주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지적 오류이다.
-Gemini-


다시 말해,

시계가 유독 그 시간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내 뇌가 그 시간만 콕 집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착각과 편향이 심해지지 않게 주의해야겠다.

(아니 뭐, 우주의 기운이 좀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또 어때서?)




행운 찾기
네잎 클로바를 찾아보시오

여전히 네 잎 클로버도 줍줍하고 있는 나는,

이제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행운을 줍기를 바라는 마음에 뻔히 보이는 네 잎 클로버도 지나칠 때가 있다.

이날도 사진으로만 남겨두고 지나친 날이었다.


보이는가?

사진 속에는 네 잎 클로버가 두 개나 숨어있다.

수많은 초록 잎사귀 틈에서 눈을 크게 뜨고 요리조리 살펴야만 겨우 고개를 내미는 네 잎클로버처럼,

일상의 행복이나 행운도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보다 내 시선으로 직접 찾아낼 때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게 아닐는지.


대국민 사과
남몰래 소심한 응원 중

화장실을 가거나, 전화를 받거나,

내가 자리를 비우고 경기에 집중할 수 없을 때 꼭 우리 골이 들어간다.

대한민국이 이길 수만 있다면,

두 눈 질끈 감고 보고 싶은 순간도 참아야지 생각했는데… 끝까지 보고야 말았다.

그러니까 내 두 눈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감독의 탓이 아닐는지도)

다음 월드컵 경기는 절대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북중미 월드컵은 이만 안녕-



독서템
독서도 장비발


마음에 쏙 드는 독서대를 샀다.

튼튼해서 패드를 올려놓고 글을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역시 독서도 장비발이었나?



용돈 돌려받기

방학을 맞이해 부산에서 있는 아들 녀석이 올라왔다.

몰래 지갑을 열어보니 지갑 속이 텅텅 비어있었다.

아무리 현금 없이 다니는 시대라지만,

자취남의 살림이 궁하지는 않을까 싶어 오만 원권을 몇 장 챙겨서 넣어두고 출근했는데,

결국 아들에게 용돈을 돌려받았다. (한 장만 가져감)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다.

걱정이 취미인 모자지간의 서로 걱정은 여전하다.




by. 예쁨





광대들은 언제나 슬퍼.

그들을 보고 웃는 건 언제나 관객이란 말이야.


“그럼 난 새로운 종류의 광대가 될래!“


- 앵무새 죽이기, 하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