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삶 그 자체, 버지니아 울프의 시선으로 걷는 런던

블룸즈버리의 거리에서 다시 쓰는 자기만의 방

by꽃보다 예쁜 여자



하이드 파크에서 블룸즈버리까지




To escape is the greatest of pleasures.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버지니아 울프, 《거리에서 헤매기(Street Haunting: A London Adventure)》


런던의 이른 아침, 하이드 파크에는 막 잠에서 깬 백조와 오리들이 세르펜타인 호수 위를 유유히 미끄러진다. 호수를 따라 4월의 수선화와 벚꽃이 가득하다.


도시 한가운데서 맞는 이 상쾌한 아침은, 런던이 시민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런던 하이드 파크의 세르펜타인 호수(The Serpentine). 이른 아침, 백조들이 고요한 수면 위를 오간다.



하이드 파크에서 시작하는 울프의 길


꽃내음이 가득한 호수를 따라 걷다가 켄싱턴 방향의 하이드 파크 게이트(Hyde Park Gate)로 발걸음을 옮긴다. 22번지 건물 벽에는 세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걸려 있다. 문필가 레슬리 스티븐과 그의 두 딸, 화가 버네사 벨과 작가 버지니아 울프다.


1882년,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는 이 집에서 태어났다.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버지니아 울프가 1882년 태어나 1904년까지 살았던 켄싱턴 하이드 파크 게이트(Hyde Park Gate). 아버지 레슬리, 언니 버네사 벨, 울프의 이름이 있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문필가이자 비평가로 방대한 서재를 꾸렸다. 울프는 어린 시절부터 그 서재에서 자유롭게 바카라을 읽었다. 오빠들이 학교를 거쳐 케임브리지대학교로 진학하는 동안, 울프는 주로 가정에서 교육받았다. 다만 1897년부터 1902년까지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여성 교육과정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 독일어와 역사도 공부했다.


바카라으로 가득한 집이었지만 어린 시절이 평온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1895년 어머니 줄리아를, 1897년 이복언니 스텔라를 떠나보냈다. 1904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고, 울프는 그 무렵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해 울프는 언니 버네사, 오빠 토비, 남동생 에이드리언과 함께 켄싱턴을 떠나 블룸즈버리의 고든 스퀘어 46번지로 이사했다.


켄싱턴에서 블룸즈버리로. 그 이동은 단순히 주소를 바꾸는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집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갈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켄싱턴



블룸즈버리, 사유가 피어난 거리


하이드 파크를 뒤로하고 북동쪽으로 향하니, 도시의 소음은 서서히 잦아들고 블룸즈버리(Bloomsbury)의 자그마한 광장과 나무 그늘, 런던대학교 건물들이 이어진다.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과 웨스트엔드(West End)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붉은 벽돌 주택가이지만, 20세기 초 젊은 작가와 예술가, 지식인들이 모여 새로운 생각을 나누던 곳이었다.


그 중심에 고든 스퀘어(Gordon Square)가 자리한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쇼윈도의 캐주얼한 의상들이 발걸음을 붙잡아 데님 셔츠와 모자를 저렴한 가격에 건졌더니, 블룸즈버리로 향하는 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사유의 공동체, 블룸즈버리 그룹


1905년부터 토비가 케임브리지에서 사귄 친구들이 고든 스퀘어 46번지로 모여들었다. 목요일 저녁마다 문학과 예술, 철학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리튼 스트레이치와 클라이브 벨 등이 초기 모임에 참여했고, 훗날 레너드 울프, 로저 프라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 던컨 그랜트 등도 이들과 교류했다.


훗날 ‘블룸즈버리 그룹(Bloomsbury Group)’이라 불리게 된 사람들이다. 철학자 G. E. 무어의 영향을 받은 그들은 예술과 문학뿐 아니라 사랑과 결혼, 성별과 슬롯, 개인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빅토리아 시대의 익숙한 기준을 다시 질문했다. 평범해 보이는 붉은 벽돌집 한 채에서 20세기 영국의 새로운 사유가 시작되고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블룸즈버리의 방에서, 세상의 경계와 여성의 목소리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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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 꽃을 만드는 공예가입니다. 물론, 외면이 아닌 내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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