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1982년,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서 발생한 선감학원 사건
피해 생존자인 한 씨는 만 7세에 납치되어 770일 동안 선감학원에 수용되었으며 이후 부천 새소망보육원, 부산 형제복지원, 서울시립아동보호소 등 전국의 수용시설을 19세까지 전전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는 집 바로 옆에서 경찰관에게 연행당할 때 기둥을 붙잡고 저항하며 울부짖자 경찰관이 몽둥이로 구타하여 머리가 터지는 참혹한 물리적 폭력을 겪었다고 회술했습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1년 육지와 단절되어 탈출이 불가능하고 보안 유지가 용이한 경기도 안산의 선감도에서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태평양 전쟁 등 한참 일본의 국내외 전쟁 속에서 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한다는 명분으로 '감화원'이라는 형태의 강제 수용 시설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조선총독부는 선감도 전체를 당시 화폐 가치로 50만 원에 강제 매입하여 원주민 400여 명을 강제로 타지로 이주시켰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섬에 설립된 선감학원에는 조선 각지에서 강제로 연행된 소년들이 수용되었고 일제는 이들에게 일본 군인에 대한 황국신민화 세뇌 교육을 강요하며 유사시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훈육했습니다.
해방 이후(1946~1982)
1945년 광복 이후, 일제의 식민 지배는 종식되었으나 1946년 2월 미국전 산하의 경기도가 해당 시설을 인수하여 운영을 재개하면서 선감학원은 대한민국 정부 체제하에 연장되었습니다. 20년(1960~1980년대) 동안 추진된 '도시환경정화사업'은 도시의 미관 개선과 질서 확립, 슬롯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선감학원에서 자행된 인권침해는 우발적이거나 예외적인 폭행 사건이 아닌 공권력이 동원된 조직적인 납치와 수용소 내부 일상적인 고문, 노동 착취,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폐쇄적인 메커니즘이었습니다. 문서상으로 기록된 입소 인원만 1982년 폐원 시까지 4,700여 명에서 최대 5,759명에 달하며, 실제 수용된 인원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감학원의 수용 대상은 명목상 거주지가 불명확하거나 복장이 남루하고 행동이 불량한 '부랑아'였으나 실체는 공무원과 경찰에 의한 할당량 채우기식의 무작위적 납치였습니다. 부모와 가정이 버젓이 존재하는 일반 아동들조차 거리를 배회한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단속반의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선감도의 일상 - 절해고도(絶海孤島)
1. 원생들은 연령과 신체적 조건을 불문하고 염전 노동, 농사, 축산, 양잠, 굴 채취, 대규모 토목 공사 등 강제노역에 투입되었으며 정당한 보상은 전무했다.
2. 시설 종사자 및 관리자들에 의한 폭력은 물론, 수용자 내부의 기형적인 계급 구조 속에서 상습적이고 무차별적인 폭행, 이른바 '줄빠따'로 불리는 집단 구타, 가혹행위, 심지어 성폭력까지 일상적으로 발생했다.
3.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탈출은 거의 불가능했으나, 견디다 못해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힌 아동들에게는 다른 원생들에게 공포심을 주입하기 위한 본보기식의 끔찍한 보복 폭행이 자행되었다.
극심한 기아
국가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관리자들의 착복으로 인해 원생들에게 제공된 급식은 턱없이 양이 적고 부실하여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유발했습니다. 굶주림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어린 소년들은 산과 들을 뒤져 뱀, 쥐, 곤충, 산딸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짐승처럼 연명해야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40년 동안 은폐되었을까?
1. 행정 언어의 오용: 국가는 아동에 대한 무자비한 납치와 감금을 '수집'과 '보호'라는 시혜적 단어로 포장했다. 강제 노역과 구타는 '교화'와 '갱생'이라는 교육적 언어로 둔갑하여 공문서에 기록되었다.
단속반과 공무원들이 작성한 서류 위에서 피해 아동들은 거리에서 치워내고 정화해야 할 '불량 대상물' 혹은 '할당량 대상'으로 수치화했습니다.
2. 행정 기구 내부의 바카라임 분산 구조: 내무부 등 중앙정부는 '정화 사업'을 기획, 현장의 경찰과 행정 공무원은 실적 채우기, 지방자치단체(경기도)와 섬 내부 수용시설 관리자들 사이의 도덕적, 법적 바카라임 분산
누구도 전체 범죄에 대한 온전한 바카라임을 지지 않는 이 '바카라임 회피의 구조' 속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적 심사나 적법 절차는 형해화되었습니다. 또한, 시설 당국은 바카라임 회피를 위해 이러한 죽음을 외부에 철저히 은폐했고 사망한 원생의 시신은 장례 절차 없이 가마니에 말려 인근 야산에 은밀히 버려졌습니다.
특히 경악스러운 것은, 사망한 원생의 시신을 생존한 다른 아동들이 직접 산으로 끌고 올라가 매장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입니다.
유해 발굴 타임라인 (2016-2024)
1. 초기 발견 (2016년): 선감도 인근 야산에서 나무뿌리에 기괴하게 엉켜있는 아동의 유골과 작은 고무신 한 켤레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암매장지의 실체가 최초로 시각화되었다.
2. 진실화해위원회 시굴조사 (2022년): 진실규명 신청을 한 피해 생존자 190명 중 다수가 공통으로 지목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야산에는 최소 150여 구의 유해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2022년 9월 26일, 발굴 착수 단 하루 만에 10대 아동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10여 개와 피해자 옷에서 떨어져 나온 단추 4개가 발견되었다.
3. 경기도 주도의 전면 유해발굴 (2023-2024년): 경기도가 자체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하여 전면 발굴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2023년 3월부터 안산시 선감동 산 37-1번지 일대 2400㎡ 공동묘역에서 재개된 발굴 작업은 혹한기를 거쳐 2024년 4월에 마무리되었다.
진상규명 및 국가 바카라임 공식화 (2017-2022)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당했던 생존자들은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서서히 서로를 찾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증언과 시민슬롯단체의 연대를 바탕으로, 국가 공식 기구의 조사가 이루어지며 선감학원은 개인의 불행에서 국가의 범죄로 재규정되었습니다.
1. 국가인권위원회 개입과 실태조사 (2017-2018)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2017년 선감학원의 아동 인권침해 관련 진정을 공식 접수하고 진상 파악을 위한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018년 11월에 발간된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 실태조사」 보고서는 국가 기구가 선감학원의 참상을 공신력 있게 기록한 최초의 핵심 문서였습니다.
2.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2022)
인권위의 권고를 이어받아 2020년 12월 출범한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 사건을 최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장기간의 조사 끝에 2022년 10월 20일,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사건을 명백한 "국가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최종 규정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발표했다.
2026년 법적 배상 확정, 그러나 배상금 지연
민사 법원은 선감학원 피해자와 유가족 등 13명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경찰과 공무원에 의한 불법 감금, 강제 노역, 가혹 행위에 대한 국가의 바카라임을 엄중히 묻고, 피해자들에게 적게는 4천여만 원에서 많게는 4억 원 등 총 20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4월 초 언론보도에 따르면, 실제 집행된 배상금은 '0원'인 상황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예산 집행 문제로 지급되어야 할 배상금이 늦춰지자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들은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직접 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직접적인 생계 및 의료 지원
참고로 선감학원의 과거 운영 주체였던 경기도는 선도적으로 피해 지원 및 추모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경기도는 도 조례 제정을 통해 2023년부터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약 123명)를 대상으로 생활 안정 지원금(매월 20만 원)과 일시 위로금(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액수가 지난 수십 년의 고통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나, 국가 기관 중 최초로 정기적인 재정 지원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또한 도내 전담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누적 1,600건 이상의 심리 치료 및 의료 지원을 제공하여 생존자들의 건강권 회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References
1. 선감역사박물관 - 경기창작캠퍼스 - https://gcc.ggcf.kr/exhibitions/99
2. 선감학원 사건 관련 진실화해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 https://www.humanrights.go.kr/
3. '인권 유린' 선감학원 암매장지서 발굴 하루 만에 유해 발견 - 연합뉴스
4. 가해자 없는 강제실종의 제도화 - 민주주의법학연구회
5. [단독] 선감학원 승소 확정에도 배상금 ‘0원’…피해자들, 대통령에 탄원서 제출 - https://www.hani.co.kr/
6.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곁에서 정부와 진실 회복 지원 - https://gnews.gg.go.kr/
7. [기획] 82년간 선감도 바다에 잠들은 소년의 꿈-노인이 된 소년은 시간이 없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8. 선감학원의 비밀 - 피해자 증언 1 - https://youtu.be/tfv3PAatqvw?si=dKRXPnLQ0COTkGv4
9.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 경기도메모리 - https://memory.library.kr/items/show/210061893
10.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발굴’ 1년여 만에 완료…경기도, 30일 결과 발표 - https://v.daum.net/v/QqKZmOHEtA?f=p
11. 선감학원 피해자 배상 본격화…경기도, 내년 본예산에 200억 반영 - https://v.daum.net/v/8GEXKhRfYz
12. 김예지 의원 ‘시설 피해자 지원법’ 발의…별도 소송 없이 배상받게 - https://www.hani.co.kr/
13.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금’ 24일 지급. 123명에 생활 안정지원금 등 - https://governor.g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