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들어가라고 떠민 적도 없지만... 난 항상 들어갔었다.
스스로 동굴로 찾아 들어갔었다.
처음에는 동굴인지 몰랐다.
아니, 동굴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었다.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줄 알았기에...
이제 다시 밖으로 나왔다.
동굴이었다.
동굴 밖으로 나온 지금.
의외로 편안함이 느껴졌다.
나오기 전까진 그 안의 세상이 전부일 거라
생각했다. 스스로 선택하고 걸어 들어간 곳이기에
오히려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부정한다는
생각 자체를 한다는 게 힘들었다.
나오고 보니...
후련하고, 하늘이 달라 보인다.
갇혀있던 시야가
트여 보인다.
이건 분명 내 선택이다.
동굴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도.
그 동굴 밖으로 다시 걸어 나온 것도.
모두 다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현재 그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동굴은 함부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걸
어쩌면 이번 경험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 교훈이라 생각된다.
사랑의 감정 또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특히, 혼자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건...
상대방의 의중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의중까지는 고려하지 못한 채
누군가는 혼자서 자신이 선택한 동굴로 향한다.
알 수 없는 결과지만
결과보다 선택이 중요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