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처음 왔다구요!!!"
"어서 오세요! 저희 가게엔 처음 오신 거죠?"
"네!"
3주 뒤 다시 찾았다.
"어서 오세요! 어떻게 해 드릴까요?"
"그냥 정리만 좀 부탁할게요"
.......
"(당당한 태도로) 우리 가게는 처음 오신 거죠?"
"네.. 에..."
"넵! 잘 모시겠습니다."
또다시 3주가 지났다.
"어서 오세요. 중간에 앉으시면 됩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나의 대답은 전과 큰 차이는 없었다.
"네. 정리만 부탁드릴게요. 좀 길러 볼까 싶어서..."
잠시 후.
"(약간 머뭇거리며) 저희 가게는 처음인 거죠?"
순간... 나도 모르게 욕(?) 같은 험한 소리가 튀어나올 뻔하다가... 꾹 눌렀다. 아니 삼켰다.
그리곤...
"(약간의 짜증 섞인 어투로)네... 에."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은 이제 더 이상 올데는 아니구나...'
'내 돈 내고 왜 왔는지도 모르는 곳에 굳이...'
3주 간격이면 알아 봐줄 법도 한데...ㅋㅋㅋ'
그렇다고
"저 여기 벌써 세 번째 왔는데요!"
라고 말하면 서로 무안하고 민망할 것 같은
상황도 만들기 싫었다. 굳이.
'개성이 없나? 기억될 만한 모습이 없는가?'
'하긴... 수다 떠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서 가만히
있는 편이니깐... 근데 난 손님인데...
미용실 3주 만에 오면 자주 오는 편 아닌가?
서비스업 종사자면 손님에 대해 기억은 더 잘하시는
편이던데... 흠...'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에...
이 분의 실수를 꼽자면.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듯한 뉘앙스로
오는 손님을 막아서고 있다는 점.
차라리 처음 오신 손님인지 아닌지 애매한 상황이라면
난 그렇게 묻지 않았을 것 같은데.
"혹시 전에도 오시지 않았어요?"
"스타일이 조금 달라지신 것 같네요?"
라며, 일단은 먼저 당신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먼저 풍겨보는 것도 낫지 않았을까?
만약 이랬을 때, 정말 첫 방문 고객이었다면.
"아! 제가 다른 분이랑 착각했나 보네요. 이제 고객님
얼굴 꼭 기억했다가 다음에 방문하시면 잊지 않을게요~"
라고 넘어가는 게 낫지 않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어쨌든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타 지역에 있을 때, 남자 미용사 분이 운영하던 곳이
괜찮았던 기억에 이곳도 선택을 한 건데...
실력을 떠나 마음을 잡지 못하는 곳이었다.
나에겐...
그 후 미용실을 바꿨다.
"어서 오세요. 또 오셨네요!"
"지난번이랑 똑같이 잘라드리면 될까요?"
"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이 분 또한, 습관적인 인사말일 수도 있을 텐데.
말 한마디에 기분이 달라졌다.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크게 예민한 편이 아니기에.
그런데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들여다봐주는
디테일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
가급적 이곳을 찾는 편인데...
어젠... 기존 스타일에서.
여름이다 보니 과감하게 짧게 자르고 싶다는 생각에.
왠지 남자 미용사 분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잘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사우나가 있어서 씻고 집에
들어갈 생각에 다시 찾은 미용실.
"어서 오세요. 중간에 앉으세요"
"스포츠머리는 너무 짧고, 여름에 시원한 스타일로
다니고 싶은데... 쫌 적당한 길이로 부탁해도 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부분 이해되시죠? 표현을 잘 못한 것
같아서..."
"네. 자르다 길이나 이런 부분은 얘기하면서 보죠."
그리고 잠시 후,
"우리 가게는 처음이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웃음이 나왔다.
물론 두 달 정도 후, 재방문이다 보니
내가 아는 이 분의 기억력이면 충분히 처음이라
느낄만했다.
이번엔 나도 머뭇거림 없이.
"네! 맞아요!"
"아! 집이 근처예요?"
ㅋㅋㅋ 속으로 생각했다.
'사장님. 진짜 여긴 이번만 올 생각이었는데...
이제 단골로 찾을 생각이 신건 아니죠?'
이발을 끝내고 계산을 하는 카운터 앞에 눈에 띈 게
있었다.
'회원 카드 발급 신청서...'
근데 꽤 장기간 사용은 되지 않은 듯해 보였다.
'왜 활용을 안 하시지?'
단 한 번도 권하신 적도 없었다.
차라리 데이터라도 남겨두면 부족한 기억력도
보완되고 손님 관리에도 도움 될 건데...라는
오지랖이 순간 튀어나오기도 했다.
마음속으로만...
어쨌든 스타일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재방문에 대한 의사는 들지 않았다.
혹시나...
미용사님께 궁금한 건...
"저만 몰라보고 매번 물어 보신건 아니시죠?
다른 분들께도 그러신 거 맞죠?
아님 정말 서운한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