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al Action을 Dental Action으로 읽은 날
인생 칠십, 고희(古稀)라 했다.
옛날에는 드물었다고 한다.
칠십까지 산다는 것이, 통계가 아니라 거의 운에 가까웠던 시절.
요즘은 드물지 않다
대신 드문드문 고장이 난다.
몸이 한 번에 무너지지 않고
조용히, 여기저기서 따로따로 삐걱거린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은 눈이다.
보는 게 아니라, 해석하는 쪽이 먼저 고장 난다.
어젯밤도 그랬다.
치약이 떨어졌다.
정확히는, 남아 있긴 했지만
이미 마지막 숨을 쉬는 상태였다.
세면대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물은 흐르고, 욕실은 어둡고, 안경은 실종상태.
수납장을 열었다.
안에 있는 것들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
흰색, 파란색, 이름도 비슷하고, 글씨는 더 비슷하다.
이쯤 되면 사람은 대체로 "가장 먼저 손에 닿는 것"을 신뢰하게 된다.
칠십 년 내 인생의 지혜가, 결국 "눈 감고 손 뻗기"로 귀결되는 순간이었다.
튜브 하나를 집었다.
Dual Action.
어두운 눈에는 그게 자연스럽게 바뀐다.
Dental Action.
아, 치과용이네.
요즘은 이런 것도 나오나?
괜히 안심이 된다.
이상하게 "Dental"이라는 단어는
뭔가 "이건 사람 입에 들어가도 된다"는 느낌이 있다.
망설임 없이 짰다.
그리고 입에 넣었다.
처음 몇 초는 괜찮았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민트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상쾌함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낯선 감각이 혀 어딘가에서 천천히 슬금슬금…
그 순간에도 사람은 즉시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멈추면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정은 체력 소모가 크다.
그래서 그냥 계속 닦았다.
어금니까지 꼼꼼하게.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아주 느리게 직감이 따라왔다.
"이건 치약치고는 너무 얌전하다."
상쾌하지 않다.
그렇다고 맛있는 것도 아니다.
안경을 찾아 쓰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행동이 앞서고, 판단은 한 박자 늦게 도착했다.
그리고 글씨를 다시 보았다.
"Dual Action."
발에 쓰는 무좀약이었다.
지금 그것이,
내 입 안에 있다.
발가락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물건이, 내 어금니 사이를 열정적으로 순환하고 있었다.
잠깐의 정적.
물소리만 조금 크게 들렸고,
손은 여전히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거울 속 나는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하는 표정이었다.
사람은 이런 순간에 세 부류가 된다.
뱉는 사람.
망설이는 사람.
그리고 끝까지 하는 사람.
나는 끝까지 하는 쪽이었다.
수도꼭지를 틀었다.
헹군다.
또 헹군다.
한 번으로는 부족했다.
두 번으로도.
세 번쯤 지나서야 깨달았다. 이건 물의 문제가 아니다.
치약을 바꿔가며 다시 닦는다.
이쯤 되면 위생이 아니라 속죄 의식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 가장 바쁜 야근을 해낸 내 치아.
하나는 분명해졌다.
이 입 안에는
무좀은 절대 못 산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혀가 따끔거린다.
단순한 불쾌감이 아니라
"이건 그냥 넘기면 안 된다"는 감각.
중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그냥 느낌에 붙인 이름이다.) 그 순간에는 매우 논리적이었다.
냉장고를 연다.
문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꿀이 나왔다.
복숭아와 살구가 나왔다.
그리고 아무런 논리적 연결 없이, 어제 남은 된장찌개가 전자레인지 안으로 들어갔다.
식탁 위에는 꿀, 복숭아, 살구, 된장찌개가 나란히.
이것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무좀약을 먹은 입을 달래기 위해 소집된 군단" 인류 최초의 '중화' 식단.
의학은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당시의 나는 확신에 차 있었다.
잔뜩 먹고는, 충분히 중화시켰다고 믿는 순간, 그대로 잠이 든다.
아침.
거울 앞에 선다.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다.
꿀이 이긴 것인지, 된장찌개가 이긴 건지, 아니면 무좀약이 끝까지 버틴 것인지 - 알 수 없었지만, 살.았.다.
확실한 건 하나였다.
Dual Action을 Dental Action으로 읽는 눈을 가진 사람에게는, 세상 대부분의 물건이 잠시 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사람의 입 안은
세상 어느 발 보다도 조용하다.
칠순은,
몸 따로 움직이고,
눈 따로 판단하고,
기억은 자주 늦게 도착한다.
그리고 가끔은
Dual을 Dental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