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는 소리

-2023년, 밀양

by류정uk

그렇게 밀양 집의 문은 점점 더 자주 열렸다.

카우치서핑과 서바스를 통해 온 사람들도 있었고, 동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이는 하룻밤만 머물렀고, 어떤 이는 열흘을 머물렀다. 어떤 이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았고, 어떤 이는 현관에 가방을 그대로 던져 두었다. 나는 그 차이를 교정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 사람을 위해 불을 미리 켜두고, 주전자에 물을 채워 두었다.

루턴의 어두운 방에서 낮에도 불을 켜두던 시간이,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미리 켜두는 불로 바뀌어 있었다.


그 문들 사이로 동준이 들어왔다. 서바스를 통해 온 그는 "한국에 머물 곳을 찾고 있다"는 짧은 메시지만 남겼다. 엄마를 찾고 있다는 말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첫날 저녁, 그는 짐도 제대로 풀지 않은 채 식탁에 앉아 한동안 창밖만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밀양까지 오셨어요?"

"그냥… 서류 정리할 게 좀 있어서요."

더 캐묻지 않았다. 그런 얼굴을 나는 알고 있었다. 루턴의 방에서, 44번지의 창가 자리에서, 나는 그 얼굴을 수없이 봐왔다.


보통은 이틀, 길어야 일주일. 그런데 그는 한 달 가까이 머물렀다. 이 주쯤 지났을 무렵, 저녁 설거지를 하던 중에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저 사실… 입양됐어요. 생모를 찾고 있어요."

1996년 가을, 충주의 한 병원에서 태어나 사흘 만에 입양기관으로, 여섯 달 뒤 프랑스로 보내졌다고 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부족함도 없었다. 그런데도 한국에 온 이유는 하나였다.

"엄마에게 안겨보고 싶어요."


생모는 열아홉에 그를 낳았고, 아이를 안으면 차마 보내지 못할까 봐 끝내 안아보지 못한 채 보냈다고 했다.

입양기관을 통해 연락을 취한 뒤, 그는 한 달을 기다렸다. 어느 밤에는 식탁에 앉아 프랑스어로 뭔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어머니를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을 연습하고 있었다고 했다.

"근데 한국어로는 못 하겠어요.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어느 밤, 전화가 울렸다. 그녀였다. 둘은 말없이 울먹였다.

자정을 넘겨 그녀는 한 번 더 전화를 했다. 지금의 삶이 흔들릴 수 있어 더는 어떤 소식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거절이었지만, 동시에 응답이기도 했다.


동준은 그 말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소리 내어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날 밤 우리는 불을 끄지 못한 채 오래 마주 앉아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전자에 물을 올렸고, 김이 오르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그 전화로 바뀐 것은 많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그녀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낳은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 잘 자랐다는 것, 여전히 자신을 향한 사랑을 품고 있다는 것을.

동준은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엄마를 찾았다. 찾았다는 것이 꼭 만났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떠나기 전날 밤, 그는 식탁에 앉아 나에게 말했다.

"여기 없었으면 저 혼자 그 전화를 받았을 거예요."

"혼자였어도 견뎠을 거예요."

"그럴지도요. 근데 견디는 거랑, 옆에 누가 있는 거랑은 다르더라고요."

그가 떠나던 날, 짐은 올 때보다 가벼웠다. 그는 지금도 가끔 안부를 건넨다.

더 이상 목을 가다듬지 않는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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