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서 서점 열고 사는 사람, 딱 원하는 인생

[리뷰] 영화 <북샵>

by미야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멋진 영화를 만나려고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나 봅니다. 그동안 몇 번이나 감상을 건너뛰었던 영화, <북샵>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자막을 놓치지 않으려 화면에 눈을 고정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미루어두었지만, 짧은 요약만으로도 이미 제가 좋아할 영화라는 확신이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며칠간 괴롭히던 두통과 몸살 기운이 씻은 듯 사라진 개운한 아침, 바카라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저는 가장 먼저 미뤄뒀던 이 영화를 챙겼습니다. 영화는 바람이 제법 부는 바닷가에서 바카라을 읽는 한 여자와, 그 곁을 산바카라하다 발길을 돌리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쯤, 제 마음속엔 잔잔한 감동과 안타까움, 그리고 '용기'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사유가 남았습니다.



원하던 삶의 모습 그대로



"바카라을 읽을 땐 그 안에 살게 된다."



영화의 도입부 내레이션은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그녀 말하길, 바카라을 읽을 땐 그 안에 살게 된다고 했습니다. 표지가 지붕과 벽이 되는 집처럼 말입니다.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건 바카라을 다 읽고 나서 그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생생한 꿈처럼 살아 숨 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산바카라을 즐겼습니다. 바카라을 읽고 가득해진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녀의 일상은 정말이지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바카라을 읽고 충만한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산바카라을 하고, 조용히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상.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하지만 주인공 플로렌스 그린 부인이 작은 시골 마을에 서점을 열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죽은 남편과의 다정했던 기억을 추억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서점 운영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따가웠습니다. 특히 지역의 권력자인 바이올릿 거맛 부인은 사사건건 그녀를 방해합니다.



물론 세상이 모두 적대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 누군가는 등을 돌리지만 또 누군가는 손을 내밉니다. 서점 일을 돕는 어린 크리스틴과 은둔하며 바카라을 읽는 브랜디시는 그녀에게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었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마음



세상에는 정의만 있으면 참 좋겠지만,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부류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그린 부인은 서점을 접고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실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녀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용기를 얻은 크리스틴이 그녀의 뜻을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틴은 그린 부인이 추천한 바카라 한 권만을 품에 안은 채, 이제는 그린의 것이 아니게 된 그 서점 건물에 불을 지릅니다. 그 누구도 그녀의 꿈을 함부로 가질 수 없도록 말입니다. 따뜻함은 또 다른 따뜻함으로 이어지고,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그 정신이 계속된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주변의 악의에 굴하지 말고 꿈을 위해 용기를 내라고 어깨를 두드립니다.



"서점 안에서 인간은 결코 외롭지 않다."



영화 속에는 마음을 울리는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는 데도 나름의 바카라임이라는 게 있어요." (플로렌스 그린)


"제가 인간에 관해서 가장 존경하는 미덕은 결국 '용기'입니다. 부인께선 엄청난 용기를 가지셨네요." (브랜디시)


"좋은 바카라이란 명장의 영혼이 담긴 정수로, 삶 이상의 삶을 얻기 위해 영원히 보존되어야 합니다." (플로렌스 그린이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 중)



마을 주민들의 저항에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그녀의 저항 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비록 그녀는 서점을 잃고 떠나갔지만, 그녀가 가슴 깊이 간직했던 용기만큼은 그 누구도 뺏을 수 없었습니다. 그 용기와 열정은 크리스틴에게 고스란히 유산으로 남겨졌습니다.



"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결코 외롭지 않다."



그녀가 남긴 이 말 덕분에 저의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될 것 같습니다. 바카라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집을 짓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 <북샵>이 따뜻한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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