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계 협업의 시대

by김상범

한 광고회사. 같은 팀의 두 카피라이터가 동시에 새로운 AI 도구를 배웠다. 하지만 6개월 뒤, 한 명은 연봉이 30% 올랐고 다른 한 명은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수현(32)씨는 ChatGPT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AI를 부하 직원이 아닌 파트너로 대했다. AI가 만든 100개의 광고 문구를 단순히 고르지 않았다. 그 안에서 감정을 읽어냈다.

"30대 싱글맘이 퇴근 후 아이에게 간식을 줄 때 느끼는 감정은 뭘까?" 그녀는 AI에게 물었다. 그리고 답을 찾아냈다.

"엄마의 선택이 아이의 웃음이 됩니다."


그 한 문장이 회사의 신규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클라이언트는 "인간적 따뜻함이 느껴진다"며 극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따뜻함의 시작은 차가운 기계였다.


같은 팀의 박민재(35)씨는 달랐다. AI가 내 일을 뺏으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AI 사용 을 거부했다. 손으로 초안을 만들고, 밤새 문장을 다듬었다. 품질은 여전히 좋았지만, 속도가 문제였다. 이수현씨가 하루에 10개의 캠페인 안을 만들 때, 그는 2개를 겨우 완성했다. 6개 월 후, 그의 생산성은 팀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2025년 봄, 회사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내보냈다. 둘의 차이는 단 하나, AI를 적으로 봤느냐, 도구로 봤느냐다.


2023년 스탠퍼드대학교와 MIT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는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폭’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연구팀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의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5,179명의 상담원을 대상으로 1년간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일을 하는 직원들이었지만, 일부는 AI 도구의 지원을 받았고, 일부는 기 존 방식으로 일했다.


AI 도구는 GPT 계열 생성형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상담원이 고객과 대화할 때 답변 문장 을 실시간으로 제안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상담원은 이 제안을 참고해 답변을 수정하거나 그대로 보낼 수 있었고, 제안을 무시할 수 도 있었다. 즉, AI는 ‘명령자’가 아니라 ‘조용한 보조자’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AI를 활용한 상담원의 평균 생산성이 14% 증가했고, 시간당 처리 건수는 13.8% 늘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생산성 향상이 단순히 속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도까지 함 께 상승했다는 것이다.

AI를 쓰면 대화의 흐름이 더 부드러워지고, 불필요한 실수나 감정적 마찰이 줄어들었다.

AI가 상담 기록을 학습해 “이 상황에서는 이런 표현이 효과적이다”라는 패턴을 제안해줬 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숙련도에 따른 차이였다. AI의 도움을 받은 신입사원이나 저숙 련 상담원의 생산성은 무려 35% 이상 상승했다. 단 두 달 경력의 신입이 AI 도구를 사용하 면, 6개월 경력자의 성과 수준에 도달했다.


AI가 베테랑 상담원의 대화 방식, 문제 해결 순서, 공감 표현법을 학습해 신입에게 실시간 으로 전달해준 것이다.

결국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조직 내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 즉,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적 노하우를 디지털화해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상범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경영학 박사, 40권의 저자, 4,000시간 임원 코칭. 30년 현장의 영업경영 노하우로 리더에게는 성과 내는 법을, 개인에게는 AI 시대 인생경영의 길을 연재합니다.

10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일자리의 절벽 -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