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남은 시간 D-8년
요즘 아이들 신발 끈을 스스로 묶지 못하는 거 아세요?
초등학교 선생님인 지인이 말했다. 5학년 청소 당번 아이에게 쓰레기 봉지를 묶어달라고 했는데 묶는 방법을 몰라 깜짝 놀랐다고. 봉지 끈뿐만이 아니다. 자기의 신발 끈도 매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분명히 *버스 신발을 신고 있다. 아이들은 단체로 매듭짓지 못하는 병에라도 걸린 것일까?
나는 아차 했다. 우리 아이 역시 그 병을 피해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운동화를 처음 신을 때부터 매 주던 신발 끈을 여전히 매 주고 있었다. 키즈 운동화에 맞는 사이즈가 없을 정도로 왕발이 되어 버린 5학년 초기에 처음으로 운동화 끈을 매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듭 훈련’은 좀처럼 진행되지 못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매번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가르쳐주다가는 엘리베이터를 놓치고 만다. 두 번째 이유는 아이 스스로 묶으면 허술하게 묶을 것이 뻔하고, 그대로 나갔다가는 골절과 각종 타박상을 안고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매듭 훈련은 지체됐다. 그런데 이 엘리베이터를 제시간에 타고 나가 내가 단단히 묶어놓은 절대 끈이 풀리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5학년씩이나 나이를 먹고선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끈을 매달라고 하면, 그들은 아이보다 나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제 정말, 매듭을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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