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남은 시간 D-8년
나는 차를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을 샅샅이 살폈다.
민준이는 옷이며 가방, 운동화까지 모두 젖은 채 오들오들 떨며 애타게 집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일까?
좋지 않은 쪽으로는 그림이 잘도 그려진다.
혹시 민준이가 벌써 집에 도착한 것을 아닐까? 비에 쫄딱 맞아 병을 얻기 직전인 아들을 생각하다 갑작스레 장면이 전환되었다. 집에는 서준이가 있었다. 그리고 민준이의 스마트폰도 함께.
‘전화가 꺼져 있습니다’
역시 전화는 꺼져 있었다. 보통은 꺼 놓으라고 해도 청개구리답게 켜 놓을 때가 많은데 오늘따라 징글맞게 말을 잘 들었다. 이제 민준이를 내려준 지 20분쯤 되어간다. 나는 놀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토요일이지만 일찌감치 일을 하러 나간 제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선 경찰에 신고해야 되지 않을까?”
“벌써 신고를?”
“그래도 별수가 없잖아. 비까지 오고.”
“그래, 알겠어. 내가 얼른 가 볼게.”
나는 동네 파출소로 향했다. 파출소 문을 열자 50세쯤 되어 보이는 남자 경찰관 한 명이 왼쪽 홀에 서 있었다.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바카라상 앞에는 젊은 경찰관이 앉아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왼쪽에 서 있던 경찰관이 다가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애가 없어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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