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남은 시간 D-8년
지난번 과학 영재원에 떨어진 일이 어쩌면 잘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쌍둥이들은 이란성임에도 불구하고 태반이 가운데로 나 있어 영양분이 골고루 간 덕인지 키도 비슷하고 몸무게도 비슷하여 일란성을 방불케 하는 찐 쌍둥이의 겉모습을 가졌다. 물론 부모인 내 눈에는 날 때부터 다르게 보였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둘을 구별하는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
이름이 불리기 전 잠시 판별의 시간이 필요한 겉모습의 유사성에 비해 그 속은 완전히 딴판이다. 성격도, 취향도, 좋아하는 음식도. 이러한 이유로 이제 식사 메뉴를 묻지 않는다. 메뉴를 물을 때마다 한 명이 빵이요, 하면 다른 한 명은 밥이요, 배달을 시킬 때도 한 명이 피자요, 하면 한 명은 반드시 다른 것을 시키자고 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차릴 때는 품이 더 들고 배달을 시킬 때도 돈이 더 든다.
이렇게 모든 것이 다른 쌍둥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과학, 컴퓨터, 코딩, 공상 같은 것들이다. 이런 쪽으로는 서로 죽이 잘 맞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과학 영재원에 지원했다. 그런데 둘 다 똑 떨어졌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잊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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