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남은 시간 D-8년
이제 방과 후 수업과는 별개로(방과 후에서는 이미 코딩 수업이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 접수를 하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두 번째 시험 장소는 ***아울렛.
이번 시험장은 지난번 고등학교 시험장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시간을 거슬러 오래전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쇼윈도에는 유행을 한참 지난 옷을 입고 있는 마네킹이 도도하게 서 있었다)폐점한 아울렛이 그 장소다.
아울렛은 규모가 꽤 컸다. 가운데가 뻥 뚫린 비읍자 모양의 건물을 지나면 뒤에 또 건물이 있는 구조였다. 나의 눈동자는 시험장소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 이 희한한 풍경에 곧장 흥미를 느꼈다.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시험 장소인 111호를 찾아내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주차를 하자마자 시험장소 111호를 찾아 추격전을 벌였다. 도대체 이 귀신이 나올듯한(쇼윈도의 마네킹 때문에 더욱) 곳에서 시험 장소는 어디에 붙어 있는 걸까?
건물 한 바퀴를 계주 하듯 뛰어(내 뒤를 이어 아들 둘도 열심히 뛰고 있었다) 막다른 곳에 달했다.
온 길을 되돌아 가는 수 밖에.. 우리는 몸을 돌려 처음 뜀발질이 시작된 곳을 향해 뛰었다 .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상점에 작은 글씨로 111호라고 씌여 있는 것이 보였다. 서점인지, 제본집인지 정체불명의 '**서적'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곳이 시험장소였다.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미친사람 마냥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니. 더 놀라운 것은 그 앞에 사람까지 서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마법처럼 나타난 장소와 사람을 보고 무안해졌다. 그러고보니 언뜻 이 남자를 지나친 것도 같다. 우리에게 알려줄 만도 했을 텐데 경주마처럼 뛰어 다니는 우리를 구경만 하고 있었다니.. 뭐, 우리가 너무 순식간에 달아나버린 탓이겠지.
아무튼, 나는 도착하면 무작정 뛰는 그 버릇을 고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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