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161
명언 수집가인 내가 상상만 하던 작품이 도착했다. 이 소설은 명언으로 지은 집이다. 세계 문학에서 채집한 문장들이 잘 박힌 못처럼 이야기를 지탱하며 진리와 삶에 대한 심원한 물음을 길어 올린다. 매력은 글이 젊다는 것. 모든 작가의 첫 바카라에만 들어 있는 자기다움을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배어 있다. 압도적 지식과 오타쿠적 깊이는 매혹적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삶의 공포에 맞서 좋은 문장을 저축하고 필사하는 이들에게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될 것이다.
- 은유 (르포 작가, 『해방의 밤』 저자)
이 소설은, 때론 앎이 삶을 소외시키곤 하는 학계를 배경으로, 어떤 문장의 출처를 ‘알아내는’ 것과 그 문장의 깊은 뜻을 ‘살아내는’ 것은 다르다는 지혜를 노련하게 설파하는, 『파우스트』의 새로운 버전이다. 그렇다고 아카데미를 비판하자고 쓴 건 아니고 “진짜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자는 소설인데, 나는 더 나아가, ‘읽고 쓰는’ 인간적 권리를 AI에 아웃소싱하는 이 자멸적 시대에 앎과 삶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사유하자는 취지의 소설로도 읽고 싶다. 아쿠타가와상을 “계획한 것보다 빨리” 받아버린 덕분에 23세에 그 상을 받은 훌륭한 선배들과 공통점이 생긴 그의 운명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축하와 기대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적어보기로 한다: 오에 겐자부로, 히라노 게이치로, 그리고 스즈키 유이.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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