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한담(摹瑟閑談) 5 : 너무나 많은 여름이

일간 김경윤 148

by김경윤

1.

요즘은 '여름'에 꽂혔는지 여름과 관련된 바카라을 찾아 읽는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김신회의 <아무튼 여름>을 읽었고, 이번에 김연수 단편소설집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읽었다.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은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어나더페이지에서 내가 이 바카라을 구입했고, 이 바카라에 등장하는 소설 중 하나의 배경이 되는 가파도에서 내가 살았다는 것이다. 내가 가파도로 오기 전에 김연수 작가는 가파도 아티스트 레지던스에 초청작가가 되어, 가파도에 와서 지냈고, 그 결과물 중 하나를 어나더페이지에서 낭송회의 형태로 발표를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낭송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띠지의 문구를 따라 읽어보라. 이게 이 바카라 전체의 주문이다.

2.

인터넷 서점 소개글에서도 그 점을 말한다. "김연수의 짧은 소설. 20편의 소설에 공간과 음악의 이야기가 함께 엮였다. '작가의 말'에는 이 소설이 처음 움튼 순간이 묘사되어 있다. 팬데믹으로 낭독회가 취소되거나 제한적으로 열리던 2021년 10월, 가파도 레지던시에 머물던 작가는 제주도 대정읍의 작은 서점에서 낭독회를 열게 되었다. 눈을 감고 낭독의 흐름을 듣는 관객의 얼굴을 보며 작가는 "그들이 낮 동안 열심히 일해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밤의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내게 하는 것. 나는 그들이 모여서 듣는 내 이야기도 그런 것이 됐으면 했다."(297쪽)고 생각했다. 이 에피파니(epiphany) 같은 순간을 경험한 후 작가는 새로 지은 짧은 소설을 읽고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계속해 가졌다. 낭독회는 2021년의 제주와 고양, 2022년의 광주와 진주, 2023년의 파주와 창원의 도서관과 서점에서 이어졌다. 소설은 그렇게 읽히고 들렸고, 서로 나눈 이야기가 더해져 다시 쓰였다."


3.

소설을 읽으면서 드는 느낌은 김연수 작가는 참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구나, 아니라면 이 어려운 시기에 선한 마음이라도 있어야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일까? 20편의 소설은 모두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신선하게 재충전시키는 힘이 있다. 예를 들면, 단편 <너무나 많은 여름이>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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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장자, 예수, 부처, 디오게네스를 좋아하는 인문학 작가입니다 . 인문학적 소재로 30여권의 바카라을 썼습니다. 현재 가파도 매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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