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138 (2026. 7. 24)
"요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물려주려 하자 허유가 거절하며 말했다. '뱁새는 깊은 숲 속에 둥지를 틀어도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는 황하의 물을 마셔도 배가 차면 그만입니다. 돌아가십시오. 저에게 천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요리사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시동(제사 돕는 아이)이 그를 대신해 술잔을 올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허유는 기산 아래로 숨어버렸고, 밭을 갈며 살았다."
- 《장자》, 양왕(讓王) 중에서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쓸 때, 작가는 그 세계의 창조주이자 절대적인 왕입니다. 인물의 생사를 결정하고, 날씨를 조종하며, 모든 사건을 자신의 계획대로 끌고 갈 권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자주 '폭군'이 됩니다. "여기서 철수는 반드시 죽어야 해", "이 장면에서는 무조건 눈물을 흘려야 해"라며 캐릭터의 목덜미를 잡고 억지로 끌고 다닙니다. 자신이 설계한 결말(왕좌)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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