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89 (2026. 5. 15)
"장자의 아내가 죽자 친구인 혜시(惠施)가 조문을 갔다. 그런데 상주인 장자는 돗라리에 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고분, 鼓盆)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혜시가 기가 막혀 말했다. '자네와 평생을 함께하며 자식을 기르고 늙어간 아내가 죽었는데, 곡을 해도 모자랄 판에 노래를 부르다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장자가 답했다. '그렇지 않네. 나라고 어찌 슬프지 않겠나?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내는 본래 생명이 없었고, 형체도 없었고, 기(氣)조차 없었네. 흐릿한 속에 섞여 있다가 변해서 기가 되었고, 기가 변해서 형체가 되었고, 형체가 변해서 생명이 되었다가, 지금 또 변해서 죽음으로 간 것일세. 이는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운행하는 것과 같지. 아내는 지금 천지라는 거대한 방에서 편안히 자고 있는데, 내가 옆에서 엉엉 운다면 그것은 내가 운명(변화)을 모르는 탓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울음을 멈추고 노래를 부르는 걸세.'"
- 《장자》, 지락(至樂)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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