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93 (2026. 5. 21)
- "이데올로기를 즐겨라! 단, 그것이 이데올로기임을 알고서"
1.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한 카페,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철학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말… 바카라이나 강연 영상에서 뵌 모습 그대로시네요! 쉴 새 없이 코를 훌쩍이고, 손을 흔들고, 땀을 닦으시면서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철학자이시면서 동시에 정신분석가, 문화비평가로 불리시는데, 도대체 선생님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코를 한번 킁, 훌쩍이고는 눈을 반짝이며, 쉴 새 없이 손짓을 섞어 말한다)
하! 정체라니! 좋은 질문이오, 좋은 질문! 사람들은 나를 ‘동유럽 출신의 미친 괴짜’ 정도로 생각하지. 하지만 그게 뭐 어떻소? 철학은 고상한 서재에 앉아 점잖게 세상을 논하는 게 아니오! 철학은 화장실 유머와 할리우드 영화, 그리고 끔찍한 현실의 폭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더러운’ 작업이란 말이오!
나는 나 자신을 일종의 ‘지적 게릴라’라고 생각하오. 나는 세 가지 무기를 가지고 싸우지. 첫째는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헤겔의 변증법이오. 둘째는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자크 라캉의 욕망 이론이지.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무기는 바로 대중문화요! 나는 영화 <매트릭스>나 <쿵푸팬더>, 심지어 킨더 서프라이즈 초콜릿 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의 비밀을 폭로하는 것을 즐긴다오. 왜냐고? 사람들이 가장 무심코 즐기는 것 속에, 우리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지! So on and so on...
와, 정말 독특한 철학 방식이네요!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나왔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볼게요.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요? ‘이데올로기’가 도대체 뭐길래요?
아주 중요한 질문이오! 옛날에는 이데올로기가 아주 뻔했소. 나치즘, 공산주의처럼 “우리의 위대한 이념을 위해 싸우자!”고 외치는 거대한 깃발 같은 것이었지. 하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슬롯의 이데올로기는 훨씬 더 교활하고 투명해졌소.
오늘날의 이데올로기는 이렇게 속삭이지. “이데올로기 따윈 없어! 너는 자유로운 개인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소비하고, 네 삶을 즐겨!”라고 말이오. 우리는 우리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커피를 사고, 스마트폰을 산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소.
예를 들어, ‘착한 소비’를 내세우는 한 커피 브랜드를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이렇게 광고하지. “이 커피 한 잔을 사시면, 수익금의 일부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데 쓰입니다.” 와, 정말 멋지지 않소? 나는 단지 비싼 커피를 마시는 자본주의적 죄바카라감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착한 일까지 하게 되는 셈이니!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이데올로기의 완벽한 작동 방식이오.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는 전혀 건드리지 않으면서, 우리가 그 안에서 윤리적인 만족감까지 느끼며 기꺼이 소비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
이처럼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보는 ‘안경’과 같소. 우리는 우리가 맨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두 이데올로기라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지.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이 안경을 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오!
2. 실재계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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