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센 보따리

Vasko Popa (조영필 역)

by조영필 Zho YP

고집 센 보따리



형체 없는 흰 보따리가

맑은 하늘 위로 움직인다


푸른 끈에 가로로 묶인 채

온 힘을 다해 끊임없이 좌우로 흔들며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한다


끊임없이 몸부림치다가

하늘의 차가운 흙 위에 쓰러져

끝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 위에서 별 하나가 침묵을 지킨다


그 아래에서 또 하나의 별이 침묵을 지킨다

그 오른쪽에서는 늙은 해가 지혜를 늘어놓고

그 왼쪽에서는 젊은 달이 헛소리를 중얼거린다


어째서 저것은 이제 그만 진정하지 못하는가

맑은 하늘에서 난데없이 울리는 선한 천둥이

반드시 저 보따리를 풀어주리라



An obstinate bundle



A white formless bundle

Moves over the clear heaven


Constantly with all its strength it rocks from side to side

Tied crosswise with green string

And so prepares its step


Constantly struggling it falls

On to the uncaring soil of heaven

And so marks time


Above it one star keeps silence


Below it another star keeps silence

To its right an old sun philosophizes

To its left a young moon prattles


Why doesn't it just calm down for once

The good-natured thunder from the clear heaven

Will certainly untie it


Vasko Popa Selected Poems, translated by Anne Pennington, Penguin Books, 1969



Tvrdoglav zavežljaj


Note:

Mark time: (1) [군사] 제자리걸음을 하다 (2) 한때 정체되다, (일이) 진척되지 않다, 답보 상태에 있다, 머뭇거리다, 무언가 하는 척하다 (3) (좋은 때가 올 때까지) 대기하다; (사태를) 지켜보다, (사람이) 관망하다, (행동, 활동을) 삼가다.


구름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랄 뿐이다. 혹시 구름이 아니라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