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는 멈추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은 시간에도

by컬러코드

오늘 이렇게 다시 글을 쓰게 된 것도 결국은 배움이 만들어낸 사유 덕분이다.

글만 쓰지 않았을 뿐 @아호파파님과 함께 독서모임도 계속하고 있고 나름 라이브독서 이벤트도 참가하고

@고추장와플님과도 연락이 되어 드디어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월부터 도서관 사이니지디자인을 한 달 만에 클리어하고,

어리석게 시민공감디자인단 발대식을 준비하고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배움은 끝이 없었다.

신기하게도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인데, 누구는 시간을 소비하고 누구는 시간을 쌓아간다.

나 역시, 멈춰 있지는 않았다.

사람을 만나고, 도시를 걷고, 강의를 하고, 디자인을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지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대표님은 정말 바쁘시네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하세요?"


이상하다.


나는 스스로를 바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정신없이 끌려다니고 있다는 느낌도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늘 바쁜 사람으로 바라본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왜 바빠 보이는 걸까.


정말 바쁜 것일까,

아니면 내가 하는 모든 과정을 너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는 결과만 보였다면, 지금은 과정까지 공유하는 시대다.
회의를 가도, 강의를 해도, 프로젝트를 해도, 배움을 얻어도 기록을 남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내가 하루 종일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시간도 많다.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하는 시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길을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

어쩌면 나를 가장 성장시키는 시간은 그런 순간들인데도 말이다. 사실 종종 화장실 갈 시간도 없긴 하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여유는 시간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같은 하루를 보내도 어떤 사람은 분주해 보이고,
어떤 사람은 평온해 보인다.

그 차이는 일정표가 아니라 표정에 있고,
속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 같다.


여유로워 보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대신 내가 가진 속도를 인정하고,
조금 덜 보여주고,
조금 더 음미하며 살아가면 된다.

그런데 또 이렇게 SNS로 자신을 알리는 시대다.


모든 꽃이 피는 과정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때로는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아마 이번 방학은 그런 시간이 될 것 같다.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천천히 바라보는 시간.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서툴더라도,
다시 나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결국 글을 쓰는 시간은 생산의 시간이 아니라 사유의 시간이고,
사유의 시간은 곧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깨닫는다.


바쁨은 일정의 개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를 공간이 있는가로 결정된다는 것을.

지난 주말 부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도 마무리가 되고,

일이 아닌 일상의 무언가도 방학이 되려 하니 정리가 조금은 되는 기분이다.

.

.

.

.


잘 지내셨지요... 오늘부터 다시 저의 시간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글쓰기 주경야독의 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