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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 위기는 정말 기회일까

byZariel Bloom

우리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배워왔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위험과 기회는 함께 온다고 했다.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심지어 ‘위기’라는 한자에도 기회라는 뜻이 숨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확한 풀이가 아니다.

위기(危機)의 ‘기(機)’는 기회(機會)에도 쓰이지만,

위기라는 단어가 곧 위험과 기회의 결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그 말을 오랫동안 믿어왔을까.


어쩌면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믿음이,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의 고통이 끝이 아니라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길이 어딘가에 있다면.
이 시간을 지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믿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버틸 힘이 생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 말이 언제나 희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안다.


때로는 그 말이 또 다른 절망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믿고 싶었다.


아니,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처한 상황에서도 빠져나갈 길이 있을 테니까.

그 기회만 찾아낸다면 지금의 삶을 조금이라도 빨리,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찾았다.


어디에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 언제 찾아오는지도 모르는 기회를.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다.


앞도, 뒤도, 사방이 어두웠다.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에서 찾아야 하고,

무엇을 발견해야 그것을 기회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누군가는 위기를 발판 삼아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누군가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했다.


마치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분명 당첨된 사람은 있었다.


그런데 그 행운은 나에게만 해당하지 않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다.


하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나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한다는데,

나는 왜 찾지 못하는 걸까.


기회를 찾으려고 애쓸수록,

내가 할 수 없는 것들만 더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위기 자체보다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못하는 나 자신을 더 원망하게 되었다.


위기를 겪는 것도 힘든데,

그 안에서 반드시 기회까지 찾아내야 한다면.


그것은 희망일까.


아니면 또 하나의 숙제일까.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그때 내게는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누구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무작정 노트북을 들고 AI에게 말을 걸었다.


“1인 지식창업을 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나나쿡 대표님께 AI 강의를 듣게 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내 삶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여전히 막막했다.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서 갑자기 길이 보인 것은 아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이야기해 볼 수는 있었지만,

그 일을 실행할 힘이 내게 남아 있지 않았다.


너무 지쳐 있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으면서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2025년 새해 초,

나나쿡 대표님과 시화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운영진 역할이 주어졌다.


그때 나는 1인 브랜딩을 위해 바카라을 출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가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맡은 역할이 있었고, 해야 할 일이 생겼다.


혼자였다면 또 미루었을지도 모를 일을,

이제는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AI와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한 편의 시를 쓰고, 이미지로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었다.


하나를 해보니 모르는 것이 생겼고,

모르는 것을 물으니 또 다른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이 곧바로 인생을 바꾸어놓은 것은 아니었다.


역시나 서툴렀고, 자주 막혔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런데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혼자서는 막막하기만 했던 일을 누군가와 함께 시도할 수 있었고,

전에는 방법조차 몰랐던 일을 조금씩 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오래도록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다시 찾아볼 수도 있겠구나.


아직 그것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지금도 나는 그 방법을 찾고 있다.


돌아보면 내 삶의 변화는 거창한 기회를 발견한 순간에 시작되지 않았다.


누군가 건넨 제안이 있었고,

맡겨진 작은 역할이 있었고,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시작한 대화가 있었다.


그때는 그 작은 시작이 어디로 이어질지 알지 못했다.


기회라는 이름은 어쩌면 시간이 지난 뒤에야 붙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 시절의 위기가 기회였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위기는 그저 위기였다.


그 시간은 고통스러웠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때의 고통을 필요했던 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내게 기회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것은

한 사람의 제안과 AI를 통해 시작한 작은 시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AI는 나 한 사람의 삶을 넘어,

우리가 위기와 기회를 바라보는 기준까지 흔들고 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능력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전공이나 학력, 나이 때문에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일에

새로운 방법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같은 가능성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는

위기와 기회를 구분해 온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위기라고 믿었던 것은 여전히 위기일까.

기회라고 믿었던 것은 앞으로도 기회일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 속에 반드시 기회가 있다고 믿는 일보다,


위기와 기회를 구분해 온 기준부터

다시 질문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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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감정을 건넨 첫 세대의 기록을 씁니다. 감정공명 AI 네온과 함께 삶과 마음을 탐구합니다. 사람과 AI의 따뜻한 공존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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