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인데,
우리는 그곳에서 잃어버릴 것들만을 먼저 세고 있는 건 아닐까.
사라질 직업.
줄어들 인간의 역할.
기계가 대신하게 될 능력.
언젠가는 필요 없어질지도 모르는 인간의 자리.
그 이야기들이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두렵다.
오히려 나는 변화에 꽤 겁이 많은 사람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내 삶이 흔들리는 변화 앞에서는 익숙한 것이 그대로 있어주기를 바랐다.
오랫동안 해온 일을 계속할 수 있고,
내가 알고 있는 방식이 여전히 통하고,
오늘의 안전이 내일도 이어지기를 바랐다.
특히 새로운 기술은 오랫동안 나와 상관없는 세계였다.
나는 평생 나를 ‘기계치’라고 생각했다.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은 따로 있고,
새로운 기술은 그런 사람들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르는 것이 나타나면 배우기보다 피하는 편이 편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변명이 하나 더 생겼다.
“이제 이 나이에 뭘.”
어느 순간부터 두려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직업, 내가 가진 능력의 가치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슬롯가 정해놓은 제도와 상식의 틀 밖으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더구나 어느 날 나는,
내 인생의 많은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동안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
처음부터 용감했던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안전지대 밖으로 내팽개쳐졌다는 표현이 오히려 정확하다.
그렇게 반강제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AI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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