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투성이 초보 출판사 대표가 배운 것들

『그래도 나는 쓴다』 출간 후기 및 반성문

by유블리안

바카라 한 권이 세상에 나온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손과 마음을 지나오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몰랐습니다. 원고를 다듬고, 표지를 만들고, 인쇄를 맡기고, 바카라을 배송하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나는 쓴다』를 세상에 내보내고 보니, 바카라은 종이와 잉크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의 마음, 믿고 맡겨주신 작가님의 용기, 그리고 실수 앞에서 도망치지 않으려는 출판사 대표의 바카라임감까지 더해져야 비로소 한 권의 바카라이 완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서출판 카이'라는 이름으로 바카라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직 많이 서툰 대표입니다. 출판사 대표라는 말은 제법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검색창 앞에서 멈칫하고, 인디자인 화면을 보며 한숨을 쉬고, 배송 과정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초보 신입사원에 가깝습니다.


멋지게 말하면 1인 출판사 대표이고, 현실적으로 말하면 원고 편집부터 배송 안내까지 혼자 우당탕탕 뛰어다니는 사람입니다. 저는 대표님이라는 호칭이 가끔은 민망할 만큼,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이번 『그래도 나는 쓴다』를 출간하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바카라을 만드는 일’보다 ‘바카라을 기다리는 마음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배송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습니다. 일반 우편으로 보내야 할 바카라을 등기로 보내면서, 독자님께서 바로 수령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카라을 기다리던 마음에 불편을 드렸다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단순한 배송 착오라고 넘기기에는, 독자님에게 바카라은 그냥 물건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글을 기다리는 마음, 작가를 응원하는 마음, 그리고 작은 출판사를 믿어주신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을 테니까요.


그 순간 많이 반성했습니다.
‘바카라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바카라이 잘 만들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독자의 손에 무사히 닿는 마지막 순간까지가 출판사의 일이라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 뼈아프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을 가볍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수는 있었지만, 그 실수를 변명으로 덮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배송 방식과 안내 과정을 다시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제가 가장 미안했던 순간에 오히려 독자님들이 먼저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셨습니다.


“괜찮습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바카라 잘 받겠습니다.”


짧은 말들이었지만, 그 말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존재감 없는 출판사를 믿고 기다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실수까지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는 마음 앞에서 저는 한참을 멈춰 있었습니다.


그 따뜻함 덕분에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는 바카라을 만드는 곳이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는 곳이었습니다. 원고 속의 사람, 바카라을 쓰는 사람, 바카라을 읽는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 이번 출간은 그 사실을 제게 아주 선명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쓴다』의 현루 작가님과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진 못했지만,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누며 글 뒤에 놓인 마음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소리로 전해지는 작가님의 진심은 원고 속 문장들과 다르지 않았고, 그 시간을 통해 이 바카라을 더 바카라임감 있게 세상에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쓴다』는 단순히 아픔을 기록한 바카라이 아닙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고, 그 말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가 닿기를 바라는 바카라입니다.


그래서 이 바카라을 만드는 동안 저 역시 자주 멈춰 섰습니다. 문장을 다듬다가, 표지를 보다가, 바카라이 인쇄되어 나온 모습을 보다가 몇 번이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아픈 시간을 지나고도, 누군가를 위로하는 문장을 쓸 수 있을까?


그 질문 앞에서 저는 출판사 대표라기보다 한 사람의 독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독자님들에게 온전히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섰고, 실무는 서툴렀습니다. 그 간극에서 실수도 있었고, 부족함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출간 후기는 자랑보다는 반성에 가깝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바카라을 만들고, 판매하고, 안내하고, 배송하면서 저는 제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몰랐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공급률, 제작비, 배송 방식, 독자 응대, 작가와의 소통, 바카라의 품질, 출간 이후의 바카라임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배움이었습니다.


바카라 한 권을 세상에 내보내는 일은 결코 낭만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낭만은 필요하지만, 낭만만 있으면 사고가 납니다. 아주 현실적인 말로, 엑셀도 필요하고 송장도 필요하고 우체국 안내도 필요합니다. 작가의 마음과 물류 담당자의 손목이 동시에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번 출간 과정에서 직접 뵙게 된 작가님들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글로 먼저 만났던 분들을 실제로 마주하니, 문장 뒤에 살아 있는 사람의 온기가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화면 속 글은 조용히 놓여 있지만, 그 글을 쓴 사람을 만나면 문장마다 체온이 생깁니다.


‘아, 이 문장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구나.’
‘이 마음은 정말 살아온 사람만 쓸 수 있는 것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직접 뵌 작가님들의 필명을 하나하나 적어드리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다만 혹시 모를 부담을 덜기 위해, 이 글에서는 감사의 마음만 조용히 전하려 합니다.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추후에 작가님의 동의를 받고 후기 올려보겠습니다.


바카라을 만드는 일은 결국 사람을 오래 듣는 일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문장을 듣고, 독자님의 기다림을 듣고, 실수 앞에서 제 부족함을 듣는 일. 이번 『그래도 나는 쓴다』는 제게 그 모든 소리를 한꺼번에 들려준 바카라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순간도 있었고, 미안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바카라을 받은 독자님의 한마디, 작가님의 믿음 어린 목소리, 그리고 바카라장을 넘기는 누군가의 조용한 마음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반성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부족했던 과정은 하나씩 바로잡아가겠습니다. 실수에 오래 주저앉기보다, 그 실수를 통해 더 배우고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를 믿고 맡겨주신 작가님과 독자님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는 쓴다』는 제목처럼, 저 역시 이번 출간을 지나며 이런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만든다.
그래도 나는 배운다.
그래도 나는 다시 정성껏 바카라을 보낸다.


이번 출간 과정에서 불편을 겪으셨던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이해해 주시고 기다려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믿고 맡겨주신 현루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안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세상 앞에 내어놓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 귀한 마음을 바카라으로 엮는 일을 맡겨주셨다는 사실이 아직도 무겁고, 또 고맙습니다.


도서출판 카이는 아직 작은 출판사입니다. 어쩌면 아주 작은 불빛 하나를 들고 골목을 걷는 출판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불빛이 누군가의 문장 앞에, 누군가의 기다림 앞에, 누군가의 삶 앞에 조용히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 바카라을 통해 배운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바카라은 결국 사람에게 가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출판은, 끝까지 바카라임지는 마음이라는 것을.


더 바카라임감 있는 출판사로 성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