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 백만 송이 장미
https://youtu.be/0KlpBqgcEII?si=Z14LXTjlLuGx1l6Y
먼 옛날 어느 별에서 우리가 이 땅으로 내려올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듣다 보면, 문득 그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노래는 그저 사랑 노래인 줄로만 알았는데, 가만히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 곡이 담고 있는 것은 '우리 삶의 목적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래의 도입부는 마치 우화 같습니다.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어쩌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별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사랑의 미션'을 안고 이 세상에 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살아갈수록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보다,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를 더 갈구하게 됩니다. 미움과 계산, 상처라는 껍질 속에 숨어버리곤 하죠.
이 노래의 후렴구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이 가사는 사실 무척이나 어려운 숙제입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때로 나를 버리고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인내를 요구하니까요.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그 미움이라는 방어기제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백만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고 말이죠. 사랑은 꽃이 피어나게 하는 힘이며, 그 꽃이 가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세상은 참 슬프게도 '헤어져간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상처 입고 떠나버리는 일들로 가득하죠. 하지만 노래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비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런 사랑'
그런 사람이 우리를 안아줄 때, 척박했던 우리의 삶은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혼자서는 피우기 힘들었던 백만 송이의 꽃을, 이제는 당신과 내가 하나가 되어 더 많이 피우겠노라 다짐하는 마지막 대목은 이 노래가 주는 최고의 위로입니다.
이젠 모두가 떠날지라도, 사랑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 먼 별에서 나를 찾아온 그 사람, 그리고 나를 기다린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죠.
오늘 하루,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혹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기를 주저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심수봉의 목소리를 빌려, 당신의 마음에 다시 한번 사랑의 씨앗을 심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과 내가 하나가 되어 피워낼, 영원한 백만 송이 장미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