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를 피해 아파트 주변을 걷다가 벤치에 잠깐 앉았다.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서둘러 귀가하고 있었다. 약간은 지친 모습이었지만, 집에 간다는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사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하루를 버텨낸 사람들을 보며, 우리 모두 저마다의 짐을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는 혼자 통과해야 하는 고비가 있다. 누구도 대신 아파줄 수 없고, 대신 살아줄 수도 없다. 그 고비는 온전히 자기 혼자 버텨내야 한다.
한때 나는 안팎으로 여러 어려움과 한계에 직면했었다. 그전까지는 정해진 길을 따라 걸어오면서 큰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노력한 만큼 결과도 얻었으며, 원하는 것들도 비교적 일찍 이루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계 앞에 서게 되면 사람은 절망한다. 특히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긴 한계는 더욱 그렇다. 아무리 애를 써도 바꿀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주한 한계는 어느새 내 삶의 일부가 되었고, 받아들여야 할 짐이자 평생 안고 가야 할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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