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일을 당하면

by서영수

누군가에게, 그것도 나름 내 사정을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거절을 당하거나(본인은 거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심지어 배신을 당하면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우리는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린다는 뜻의 '배신背信'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 말이 갖는 어감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권에 얽힌 조직폭력배들이 같은 조직원의 뒤통수를 치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배신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오히려 그들의 배신은 분명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라고는 없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당하는 배신은, 그 관계의 순수함을 믿었던 믿음만큼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래도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는 건 결국 나만 손해다. 마음속에서 몇 번을 되새겨도 달라질 게 없다. 잊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주말을 앞두고 계획했던 일이 갑자기 틀어져 버렸다. 나름 고민하며 준비했던 약속이었고, 모든 것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듯해 속이 상했다. '할 수 없지'라고 마음을 다잡아보려고 해도 생각처럼 마음이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오늘처럼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나는 이렇게 두서없이 글을 쓰거나 바카라을 읽으며 마음의 방향을 찾곤 한다. 그러다 오정희 작가의 최근 단편집 <봄날의 이야기>를 펼쳤다. 서문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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