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 정겹게 들린다.
이제는 그런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장 근처를 가야 한두 군데 남아 있을까. 유리 진열대 안에 단팥빵, 슈크림빵, 설탕 듬뿍 묻힌 꽈배기가 놓여 있다. 요즘 세태로 보면 기겁할 음식이지만, 그래도 그 빵들 앞에 서면 어김없이 옛날 생각이 난다.
그런 빵집에 커피나 음료는 없다. 기껏해야 우유나 팔까. 그래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을 따로 찾게 된다.
부산 집 근처, 파(巴)로 시작하는 빵집에 나는 거의 매일 간다. 원래 대기업이 체인식으로 운영하는 곳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그래도 거기는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가끔 동네 아주머니들이 시끌벅적 수다를 떨 때면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마음 편히 쉬기 좋다. 무엇보다 찻값이 싸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를 끼고 있어 매출이 받쳐주는 덕분인지, 음료값이 부담스럽지 않다. 그게 작지 않은 매력이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 한 바퀴 산바카라하고, 빵 냄새 그윽한 가게에 들어앉아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신다. 그 작은 여유가 하루를 부드럽게 연다.
여유.
사람도 가끔은 빈 공간을 가져야 한다. 아무것도 채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