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족한 엄마의 육아공식
이제야 보이는 둘째의 마음
요즘 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자꾸만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 둘째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기억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첫째는 사진처럼 떠오르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임신을 기다리던 시간부터 아이가 태어나 처음 웃었던 순간, 처음 걸었던 순간까지 하나하나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첫째는 무려 4년을 기다려서 만난 아이였기 때문인지, 임신 기간 동안 입덧을 하는 것조차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달랐습니다.
첫째와 연년생으로 태어난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나는 솔직히 ‘왜 이렇게 빨리, 왜 지금이지?’라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첫째를 출산한 뒤 몸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몸이 많이 붓기도 했고, 자궁이 쉴 틈도 없이 다시 임신과 출산을 겪었습니다. 첫째를 키우면서 몸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또 다른 아이를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의 나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첫째는 매일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였고, 반응도 굉장히 빠른 아이였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표현했고, 엄마가 반응해야 할 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둘째는 굉장히 느린 아이였습니다.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고, 웃는 것도 돌이 지나서야 웃기 시작했습니다. 발달도 첫째와 달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둘째에게 딤플도 있었는데 그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기를 지나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나는 둘째를 세심하게 바라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첫째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첫째는 매일 혼나기 바빴고, 나는 첫째를 따라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바빴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반응이 느린 둘째에게는 시선이 잘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첫째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다 보니 조금씩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둘째도 몸을 굉장히 많이 움직였습니다.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첫째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거나, 그냥 둘째의 성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둘째도 많이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첫째에게 모든 시선을 빼앗기고 있는 동안, 둘째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나는 그 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특히 둘째는 어릴 때부터 ‘괜찮아’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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