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까지 회사 다니면 성공한 거래" 두렵습니다

정년 60세는 옛말, 평균 퇴직 연령 52.9세, 회사 밖 준비가 필요해

by이드id


최근 전에 다니던 회사의 임원 선배 두 명을 만났습니다. 50대 중반의 선배들 대화를 듣다 보니 멀게만 보이던 불안한 현실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기분입니다. 요즘 제가 체감하는 나이 듦은 주름이나 흰머리가 아닌, '불확실성'입니다.


"요즘은 50대 중반까지만 회사 다녀도 성공한 거라잖아."

"그런데 오늘이라도 당장 짐 싸라면 싸야지."


임원인 선배들의 대화입니다. 임원 승진은 성공의 척도로 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불안한 자리로도 인식됩니다.


다시 명함을 받는 사람, 전혀 다른 일에 도전하는 사람


실제 통계를 보니 과장은 아니었습니다. 통계청의 202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평균 퇴직 연령은 52.9세였습니다. 저에게도 어느새 55세가 일종의 심리적 저항 나이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정년인 60세까지 회사에 다니는 모습을 막연하게 그렸다면, 요즘은 55세까지라도 별 탈 없이 온라인 게임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나는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 수 있을까.’ ‘회사에서 나온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경제활동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자주 합니다.


"작년에 퇴직한 ○○○ 상무님, 개인택시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임원 모임의 일원이었던 분이 하루아침에 해직 통보를 받고 몇 개월을 쉰 뒤 택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택시를 이용하다가 우연히 대기업 임원이었다는 기사님을 만난 적은 있지만, 제가 알던 분에 대한 소식은 처음이었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비슷해 보였던 삶도 퇴직 이후부터 저마다의 인생으로 바뀝니다. 준비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때를 정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퇴직 이후의 모습도 제각각입니다.


최근 친하게 지내던 한 회사의 임원은 사업을 한다며 퇴사했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의 임원들을 보면 규모가 작은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회사를 차리거나,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온라인 게임인으로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얼마 전 만난 50대 후반의 임원은 회사에서 계속 일해주기를 바라지만, 무조건 만 60세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은퇴 후 국내외로 여행을 즐기면서 은퇴자를 위한 여행바카라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던 한 임원은 올해 초 자발적으로 퇴사한 후 배우자와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자신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동아일보에 소개된 한 50대 은퇴자는 은행에서 25년간 일한 뒤 55세에 명예퇴직했습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형편은 아니어서 처음에는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낮잠과 산바카라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2의 직업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IT기업을 거쳐 지금은 전기차충전기관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은퇴한 뒤 "몸뿐 아니라 머리까지 늙는 느낌이 들어 다시 일을 시작했다"던 한 선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에게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고, 사람을 만나고, 정해진 시간 동안 몸과 머리를 움직이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할까'가 아닌 '어떻게 살까'를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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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도 있고, 무료함 때문에 다시 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준비되지 않은 미래 앞에서 막막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같은 '은퇴'라는 단어 뒤에 이렇게 제각각의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보면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람은 77.8%였지만, 정작 준비가 잘돼 있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19.1%에 불과했습니다. 처한 환경이나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계에서도 보듯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나이에 주된 일자리에서 나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노후 준비가 충분하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중년 온라인 게임인이 느끼는 불안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젊었을 때는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면 적당한 미래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승진하고, 월급이 오르면 노후도 준비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곧 50인 상황에서 돌아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회사 일에는 익숙해졌지만, 회사 밖에서 살아가는 법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회사라는 소속과 직급이 적힌 명함 없이, 저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게임생활을 20년 넘게 했지만, 재테크나 저축을 착실하게 하지도 못했습니다. 자녀들 교육비와 아파트 대출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한 현실입니다.


앞으로 제가 몇 년을 더 회사에 다닐지는 알 수 없습니다. 55세가 될 수도 있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면 60세까지 다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날이 언제 오느냐보다 그날을 맞았을 때 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의 직함과 명함이 사라졌다고 해서 제 삶까지 함께 사라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회사가 없어도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 것인지, 무엇으로 작은 돈이라도 벌지, 무엇을 하면서 내가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을지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노후 준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회사를 그만둔 후, '나는 무엇을 하러 집을 나설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남아 있는 회사 생활 동안 조금씩 준비해 보려 합니다. 언젠가 정말 그 아침이 왔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현관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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